트럼프, '폭풍 전 고요' 의미 질문에 "이대로 놔둘수 없다"
北 겨냥 메지시 인정?…"북한에 뭔가 해야 할 시점…우리는 매우 강하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핵 문제와 관련해 "뭔가를 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이 실제 일어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그것(북핵 문제)이 너무너무 많이 진행돼버린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년 전에, 아니면 20년 전에, 아니면 10년 전에, 아니면 5년 전에 다뤄졌어야 했던 문제"라면서 "버락 오바마뿐 아니라 수많은 전임자들이 다뤘어야 하는 문제지만, 분명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걸 처리했어야 한다"고 전 정권을 공격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클린턴은 그들(북한)에게 수십억 달러를 줬지만 그들은 계약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다시 미사일과 핵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폭풍 전의 고요", "단 한 가지는 효과 있을 것" 등의 발언으로 군사행동 가능성을 거듭 시사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의 인기 진행자 숀 해니티와의 이번 인터뷰에서도 북한을 향한 모호한 협박을 이어갔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그는 '군 수뇌부와의 회동에서 폭풍 전의 고요를 언급할 때 북한을 염두에 뒀느냐'는 해니티의 질문을 받자 "우리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강하다. 나는 지금까지 아무도 보지 못한 (강한) 군대를 만들어냈다. 우리의 (국방) 지출은 8천억 달러(약 906조 원)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LA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폭풍 전 고요' 발언이 사실상 북한에 대한 메시지라는 점을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한 이런 발언은 북한을 향한 엄포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반도 상공에 B-1B '랜서' 장거리전략폭격기 편대를 전개하고 백악관 상황실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다양한 대북 옵션을 보고받는 등 협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군 수뇌부와 구체적으로 무엇을 논의했는지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거기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말하지도 않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대북 제재의 열쇠를 쥔 중국에 대해 "지금 중국이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끊었는데 이는 그들이 과거에 하지 않았던 일이다. 그들은 연료와 다른 물자도 줄였다"고 칭찬했다.
전임 정권에서 이뤄진 이란 핵합의를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최악의 협상"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본 가장 무능한 협상 중 하나다. 1천500억 달러를 줬지만 우린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인종 문제에 항의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를 처음 시작한 콜린 캐퍼닉(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을 향해 "NFL이 한 경기 출전정지를 했다면 그는 다시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