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풍성해진 가을 극장가, 할리우드 대작부터 멜로·사극까지
'블레이드 러너 2049' '희생부활자' '마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열흘간의 추석 연휴가 끝났지만, 극장가의 상차림은 한층 더 풍성해졌다. 할리우드 SF영화, 재난블록버스터, 미스터리, 사극, 멜로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이 가을 극장가의 문을 두드린다.
오는 12일에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 2049'와 곽경택 감독의 신작 '희생부활자'가 맞붙는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35년 만에 나온 '블레이드 러너'(1982)의 속편. 원작 연출자인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자로 나섰고, '컨택트'(2017)의 드니 빌뇌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편으로부터 30년이 흐른 뒤인 2049년이 배경이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복제인간 리플리컨트를 쫓는 블레이드 러너(특수경찰) K가 자신의 비밀을 풀기 위해 전직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를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43분에 달하지만, 이미 개봉한 63개국 중 45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미스터리 스릴러 '희생부활자'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와 복수한다는 이색 소재로 화제가 된 작품. '친구' '극비수사'의 곽경택 감독이 박하익의 원작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를 토대로 상상력을 더해 영화로 완성했다. 배우 김래원이 엄마를 죽인 살인범으로 의심받는 검사 진홍 역을, 중견 김해숙이 7년 전 오토바이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뒤 살아 돌아온 엄마 역을 맡아 색다른 부녀 호흡을 보여준다.
같은 날 개봉하는 '주키퍼스 와이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바르사뱌 동물원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기적 같은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 남편과 함께 동물원을 운영하던 안토니나는 독일의 유대인 학살이 심해지자 유대인들을 비밀리에 빼내 동물원에 숨겨준다.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과 제작을 맡았다. 평범한 여성이 두려움에 맞선 용기로 유대인들을 구출하고 그들의 영혼을 치유하는 과정이 감동을 준다. 전쟁의 참상을 자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추면서 '여성판 쉰들러 리스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마더!'는 올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다.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계속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미스터리 스릴러다. '블랙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으로,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을 맡았다.
같은 날에는 조진웅 주연의 '대장 김창수'가 개봉, 사극 흥행을 잇는다.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조진웅 분)가 미결 사형수에서 독립운동가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연인 조진웅이 김창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로 몸무게를 30㎏ 이상 감량해 화제를 모았다.
'지오스톰'(19일 개봉)은 인간이 기후를 조작하면서 지구에 찾아온 대재앙을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 가까운 미래, 세계정부연합은 날씨를 조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지만,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두바이에는 쓰나미가, 홍콩에는 용암분출, 브라질 리우에는 혹한이, 모스크바에는 폭염이 발생하는 등 세계 곳곳에 기상 이변이 속출한다. '인디펜던스 데이'의 제작·각본을 맡은 딘 데블린이 감독으로 데뷔하고, '고담'의 대니 캐논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은 오는 25일 관객을 찾는다. 홀로 숲 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와 그녀를 훔쳐보며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드라마다. 문근영, 김태훈이 주연을 맡았다.
멜로영화들도 쏟아진다. 특히 일본 멜로물이 강세다. 정반대의 시간을 살아가는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설정의 '나는 내일, 어제의 나와 만난다'(미키 다카히로 감독·12일 개봉), 외톨이를 자처하는 '나'와 학급 최고 인기녀인 그녀가 한 권의 노트를 계기로 비밀을 공유하는 내용의 청춘 드라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츠키가와 쇼 감독·25일 개봉)가 올가을 관객들의 멜로 감성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개봉하는 '가을 우체국'은 가수 겸 연기자 보아가 첫 단독 주연을 맡은 멜로영화다. 스물아홉 살 수련(보아)과 그녀와 결혼하는 것이 인생 목표인 남자 준(이학주)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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