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사형폐지의 날…한국 사형집행 중단 20년
사형제 폐지단체 행사…"사형제 입법으로 폐지해야"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종교·시민단체들이 제15회 세계사형폐지의 날인 10일 "제20대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사형제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15개 단체로 구성된 '사형제 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형폐지의날 기념식'에서 "사형집행 중단 20년을 앞둔 대한민국은 이제 '실질적 사형폐지국'을 넘어 '완전한 사형폐지국'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제15대 국회를 시작으로 매 국회에 사형제도 폐지 특별법이 발의됐으나, 단 한 차례도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제20대 국회에서) 많은 의원이 사형제도 폐지 특별법 공동발의에 동참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을 공동주관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사형제도 폐지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연석회의는 또 "많은 유엔 회원국이 사형제 폐지를 권고했고, 우리 정부 역시 십수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매우 중요한 인권옹호 현황으로 유엔에 보고해왔다"면서 "사형집행 중단 20년을 계기로 정부가 사형집행 유예를 선언한다면 국제사회의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집행을 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지만 강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형제 존폐를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인다.
범죄자의 인권보다 피해자의 인권이 중요하며 대다수 국민의 법 감정이 사형제 존치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은 존중돼야 하며 법원의 오판에 따른 억울한 죽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사형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국민 법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사형제 폐지에 반대했으며, 34.2%가 찬성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법률상 사형을 폐지한 국가는 세계 198개국 중 104개국이며, 여기에 한국과 같은 실질적 사형폐지국까지 더하면 141개국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2002년 유럽을 중심으로 결성된 사형 반대 단체들의 연대체인 세계사형반대연합은 10월 10일을 세계 사형폐지의 날로 정하고 2003년부터 각종 캠페인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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