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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헌법 155조 발동해 독립추진 카탈루냐 무력진압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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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헌법 155조 발동해 독립추진 카탈루냐 무력진압 나설까

무력동원 자치정부 장악 가능 155조 발동시 내전 유발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카탈루냐 지방의 독립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스페인 중앙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설득이나 회유를 통해 독립 움직임을 저지할 단계가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는 점점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하는 분위기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가 지역의 분리를 저지할 최후의 수단으로 헌법 155조를 발동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언론들이 10일 전망했다.

1978년 제정된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가 '불량' 자치지역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앙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지역 관리들을 공직에서 축출하거나, 새로운 선거를 시행하도록 요구하고 지역 경찰의 지휘권을 장악하는 것 등이다.






스페인 통합의 마지막 보루 격인 155조는 독립 움직임으로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의 방패막이가 돼 왔으며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55조 때문에 실제 카탈루냐의 독립이 이뤄지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헌법 155조는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스페인은 물론 유럽에서도 지금까지 유사한 헌법 조항이 발동된 적이 없다.

극단적으로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발동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 정계에서는 이 조항이 헌법의 '핵 옵션'으로 불리고 있다.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전 외교장관은 이를 '핵폭탄'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155조의 핵심은 무력을 동원해 자치정부를 장악하는 것이다. 그 일차적 목표는 카탈루냐 지역 경찰이다.

그러나 지난 1일 독립투표 당시 1만7천여 지역 경찰 가운데 상당수가 투표소를 폐쇄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거부한 바 있어 만약 중앙정부가 지역 경찰 장악에 나설 경우 다시금 항명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지역을 장악하려면 대규모 무력 동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역 경찰 일부가 무력 반발에 나설 경우 지난 1930년대 스페인 내전 이후 또다시 무장 반란 사태가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독립 선언을 앞두고 카탈루냐 지역의 민족주의 분위기가 정점을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물리적 조치가 자칫 무력 충돌을 유발할 수도 있다.

마드리드 소재 카를로스3세대학 정치학 교수 파블로 시몬은 FT에 "우리는 미친 상황에 부닥쳐있다"면서 "모든 것이 155조를 향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소스(카탈루냐 지역 경찰)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중앙정부가 압도적인 무력을 갖고 있지만, 문제는 여론이다. 지난 1일 투표 당시 경찰이 주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면서 국제사회의 여론이 스페인 정부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사소한 에피소드도 국제 여론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만큼 여론전이 관건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대규모 독립반대 시위가 벌어진 것은 정부에 유리한 상황 변화이다.

155조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먼저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에 법질서 준수와 독립 철회를 통보하고, 만약 자치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상원에 발동을 요구하게 된다.

지역 대표로 이뤄진 상원은 집권 인민당이 장악하고 있어 발동에는 문제가 없다. 관계자들은 155조 발동에는 3~4일이면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탈루냐의 최대도시 바르셀로나에서 독립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독립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155조와 다른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또 펠리페 스페인 국왕도 독립투표 후 "헌법질서의 준수를 보장하는 것은 합법적 국가권력의 목적"이라고 말해 155조 발동을 지지할 의향을 시사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가 막상 155조를 발동하기까지는 상당한 무리가 뒤따를 전망이다. 유라시아 그룹의 전문가 페데리코 산티는 FT에 정부가 155조를 전면적으로 발동하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폭력'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지난주 씨티(Citi) 그룹의 보고서는 지역 경찰이 독립세력과 규합해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가 헌법의 '핵 옵션'을 실제 행사할 가능성은 미지수이지만 양측이 충돌을 향해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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