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자쥔' 전진배치하는 시진핑, 최측근 겨냥 반부패 사정할까
막강 사정조직 '국가감찰위원회' 역할도 주목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반부패 사정으로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해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에도 반부패 사정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처럼 반부패 사정 지속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이에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시 주석의 권력 강화로 19차 당 대회에서 그의 측근들이 대거 요직에 중용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리잔수(栗戰書·66) 당 중앙판공청 주임 등 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를 뜻하는 '시자쥔'(習家軍)은 이번 당 대회에서 당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상무위원과 25인의 정치국원에 대거 진입할 전망이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앤드루 웨더만 교수는 "시 주석은 이제 자신이 선택하고 승진시킨 부하들에게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야 할 것"이라며 "반부패 사정으로 그의 부하들이 낙마한다면 인선을 잘못했다는 비판을 들을 것이고, 사정에 걸려드는 사람이 없다면 부하들만 봐주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집권 후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으로 이제 더는 낙마시킬 거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시 주석의 고민거리이다.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비롯해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낙마시킨 고위 관료와 군 장성, 국영기업 간부 등은 250여 명에 달한다.
좡더수이(庄德水) 베이징대 염정(廉政)건설연구센터 부주임은 "지난 5년간 '호랑이'로 불리는 고위 간부가 대거 낙마하고, 살아남은 간부는 어느 정도 반부패 검증을 견뎌낸 사람들로 볼 수 있다"며 "이제 반부패 사정은 '파리'로 불리는 하위직 간부를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설되는 막강한 감찰 조직인 '국가감찰위원회'가 어떠한 역할을 맡을지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국가감찰위원회는 공산당원은 물론 당원이 아닌 부패 관료에 대한 감독, 조사, 처벌 등 3개 직권과 함께 신문권, 재산몰수권, 자산동결권, 폐쇄권, 유치권 등 12개 집행권한을 가져 막강한 사정기구가 될 전망이다.
국가감찰위는 중앙기율위가 비리 혐의 당원을 정식 입건 전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쌍규(雙規)' 등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신설되는 조직이다. 하지만 국가감찰위 신설 후에도 쌍규 관행이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웨더만 교수는 "국가감찰위가 기존의 '쌍규' 관행과 함께 형법상의 조사·처벌 권한까지 갖게 된다면 이는 사법적 권한과 초 사법적 권한을 모두 갖춘 '괴물 조직'이 탄생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앙기율검사위는 이날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19차 당 대회 전 마지막 전체회의가 될 제18기 6차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6차 전체회의는 지난 5년간의 반부패 사정 성과를 총괄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중앙기율검사위 차기 지도부의 후보가 정해져 19차 당 대회에서 승인받게 된다.
현재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퇴임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그 후임으로는 리잔수 주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