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크리스' 자전거 공유 시장 확산…성공 여부는 미지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미국의 주 정부들은 도시 교통난과 환경오염 해소를 위해 자전거 공유 시스템 도입을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그러나 문제는 예산이었다. 자전거 구매비용은 물론, 자전거를 주차할 공용 용지와 거치대를 마련하는데 수백만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일시에 해소되면서 이용자 편의성까지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자전거 공유 개념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몇 달 전부터 미국의 시애틀과 댈러스 등지에서 중국과 실리콘밸리 자전거 공유 스타트업들이 시민들에게 자전거를 빌려주고 필요한 목적지 부근에 자전거를 놔두면 다른 이용자가 또 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도크리스(dockless)' 자전거 공유 사업을 시작했다.
수십 대의 자전거 거치대를 마련해 놓은 뒤 이용자들이 자전거를 사용한 후 다시 제자리로 가져오는 대신 목적지 부근 거리에 자전거를 놓아두면 다른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이용 가능한 자전거를 찾아서 QR 코드로 스캔해 잠금을 해제한 뒤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도크리스 자전거 공유 시스템이다.
CNN 방송은 이 시스템은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기 시작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모바이크, 오포 등 중국의 자전거 공유업체들과 실리콘 밸리의 스핀, 라임바이크 등 스타트업들은 지난해부터 수십억 달러를 미국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미 워싱턴주 시애틀은 과거 자전거 한 대당 5천 달러의 비용이 들었던 전용 주차장을 갖춘 공유 시스템을 세금 한 푼 안 들이고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설 도크리스 시스템으로 교체하기 시작한 대표적인 도시다.
텍사스주 댈러스 역시 도크리스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시 교통위원회의 리 클라인만 시의원은 "과거 뉴욕의 자전거 공유 시스템이 부러웠지만, 예산 문제로 도입하지 못했는데 도크리스 자전거 공유 시스템 얘기를 듣고 귀가 번쩍 뜨였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외곽의 리비아 시에서도 도크리스 자전거 200대가 지난주에 출시됐다.
이미 도킹 시스템을 운영해온 워싱턴 D.C.도 도크리스 자전거 공유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실험하고 있다.
자전거 공유업체들은 곧 자전거에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해 광고주에게 판매할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이 도크리스 공유 시스템의 부작용은 거리 아무 곳에나 자전거를 방치해 놓음으로써 보행이나 교통을 방해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제도를 도입한 미국의 도시와 자전거 공유업체들은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차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수요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새 자전거를 배치해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없애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 D.C.에 진출한 라임바이크는 400대의 자전거를 추적하는 5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도크리스 자전거 공유 모델이 작동한다면 미국의 자전거 타기 르네상스에 불을 지필 수도 있을 것이지만, 아직 심판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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