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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이번 추석 연휴는 열흘이나 되지만 지상파 3사의 파일럿(시범제작) 예능 프로그램 경쟁은 과거만큼 치열하지는 못했다.
특히 MBC TV가 파업 관계로 단 한 편의 파일럿 예능도 선보이지 못한 영향이 컸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KBS 2TV는 '먹방'(먹는 방송)부터 '음방'(음악 방송), 관찰 예능까지 다양한 장르로 승기를 잡았고, SBS TV도 '여행'을 테마로 한 예능들을 주력 상품으로 내놔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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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30일부터 7일까지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지상파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은 5일 2부작으로 방송한 KBS 2TV '1%의 우정'이었다.
'1%의 우정'의 시청률은 1부가 4.7%를 기록했고 2부에서는 6.9%까지 올랐다.
이 프로그램은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친해지는 과정을 담았다. 배우 배정남과 축구선수 출신의 방송인 안정환, 가수 겸 방송인 김종민과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출연해 '극과 극'의 매력을 보여줬다.
상반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이들이 서로 어색해하면서도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에 시청자들이 빠져들었고,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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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KBS 2TV의 파일럿 예능 중 '줄을 서시오'와 '발레교습소-백조클럽'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6일 방송해 6.7%의 시청률을 기록한 '줄을 서시오'는 서울 맛집 등 핫플레이스를 MC들이 직접 방문해 평가하는 내용으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렸다.
같은 날 방송한 '백조클럽'은 방송인 서정희, 배우 오윤아, 김성은, 왕지원, 걸그룹 우주소녀 성소가 함께 발레를 하며 자신의 인생을 풀어내 4.7%-4.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3일 방송한 '리얼맛집 검증쇼 100인의 선택'은 4.5%, 4일 방송한 '가족의 발견'은 3.7%-5.1%, 7일 방송한 '건반 위의 하이에나'는 2.8%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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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는 '여행'을 주제로 한 '트래블 메이커'와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이하 '내 방 안내서')가 나란히 시청률 4%를 넘기며 선전했다.
3일 방송해 4.5%-4.4%의 시청률을 기록한 '트래블 메이커'는 연예인이 여행객이 아닌 가이드가 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돋보였으며 개그우먼 이영자와 가수 남진의 구수한 입담이 웃음을 자아냈다.
5일 방송한 '내 방 안내서'도 배우 박신양과 은퇴한 '체조 요정' 손연재 등 예능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스타들을 내세워 4.1-4.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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