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법원, 美대선 개입 혐의 러시아 해커 美송환 결정
레바쇼프, 법정서 "미국에 가면 고문·살해당할 것" 주장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법원이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 출신 해커를 인도해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승인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드리드 고등법원은 이날 러시아 국적의 해커로 지난 4월 스페인 당국에 체포된 표트르 레바쇼프(37)를 미국으로 인도하라고 결정했다.
레바쇼프는 지난 4월 가족과 함께 휴가차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을 찾았다가 스페인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레바쇼프는 해킹과 사이버보안 법률 위반 혐의로 미국 수사당국의 수배를 받아왔다.
미국 정부는 레바쇼프의 혐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함구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이 만든 컴퓨터 바이러스로 미국의 인터넷망을 해킹하는 방식으로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쇼프는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피터 세베라'라는 가명의 해커로 널리 알려진 악명높은 해커로, 지난 2008년에도 미국에서 대형 스팸 메일 사건에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쇼프는 최근 스페인 법정에서 자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당인 '연합 러시아 당'을 위해 지난 10년간 일했으며 러시아 군인으로도 복무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러시아군과 여당을 위해 일한 경력 때문에 미국의 수사기관에 인도되면 고문을 당하고 살해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스페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러시아 정부도 나서서 스페인 측에 레바쇼프를 미국에 넘기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스페인 법원은 이런 주장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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