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야권 운동가 나발니 올들어 세번째 구류…통틀어 60일 수감(종합)
미허가 집회 참가 호소 혐의 유죄…"대선 입후보 저지 압박" 지적도
(모스크바·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유철종 김현재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이 2일(현지시간) 대표적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41)에게 20일의 구류를 선고했다.
나발니는 허가받지 않은 지역에서 시위를 반복적으로 촉구해 행정법상의 '집회·시위 조직 및 추진 절차'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29일 체포됐다 풀려난 뒤 이날 재판을 받았다.
법원은 나발니가 인터넷 등을 통해 중부 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허가 집회에 참여하도록 여러 차례 주민들에게 호소함으로써 집회·시위에 관한 행정법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에 나발니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집회는 내년 대선 후보 자격으로 유권자들에게 선거 공약을 설명하기 위한 정당한 집회였지만 당국이 적합한 장소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집회를 불허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나발니는 지난해 12월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후 세 차례 모두 60일의 구류를 살게 됐다.
나발니는 지난 3~4월에도 경찰 지시 불이행으로 15일, 6~7월에는 반복적 불법시위 주도로 25일의 구류를 산 바 있다.
변호사 출신의 반부패 운동가에서 대표적 야권 정치지도자로 변신한 나발니는 내년 3월로 예정된 러시아 대선에서 역시 출마가 유력시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간주된다.
나발니는 오는 7일 푸틴의 65세 생일을 맞아 그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반(反)푸틴 집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번 구류 판결로 참가가 어렵게 됐다.
그는 이날 선고 직후 트위터를 통해 "푸틴 노인네가 그곳에서 열리게 될 우리 집회에 너무 놀라 작은 생일 선물(나발니 구류형)로 스스로 행복해 지기로 했다"고 비꼬았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들은 선거가 다가오면서 당국의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나발니에 대한 구류는 그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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