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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SF 축제…과천과학관 내달 5일까지 'SF 2017'

최초 SF 소설가는 김동인…60년대 괴수영화 출연 이순재씨도 볼거리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유일의 SF축제 시즌이 돌아왔다.

국립과천과학관은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미래 과학기술을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인 'SF2017'을 연다.

올해 행사에서는 영화, 만화, 소설 등 다양한 국내 SF 콘텐츠가 소개된다.

최초의 한국 창작 SF 소설이 나온 해가 1929년이니, 한국 SF의 역사는 90년 가까이 되는 셈이다.

국립과천과학관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창작 SF 소설은 '감자'와 '배따라기'로 잘 알려진 김동인 작가가 잡지 '신소설'에 1929년 발표한 소설 'K박사의 연구'다.

주인공은 대체식량을 만들어낸 과학자, 'K 박사'다.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은 K박사는 미래 인류를 위한 대체식량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가 떠올린 것은 대변에 남은 양분이었다.

K 박사는 바로 연구에 돌입, 대변 속 남은 양분을 이용해 '떡'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후 신문사 주필 등을 모아두고 시식회를 진행했지만, 이 떡의 원료가 똥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행사장에선 난리가 난다.

과천과학관은 "과학적 상상력이 인간의 고정관념과 충돌하는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최초의 성인용 장편 SF 소설은 1965년에 나왔다. 문윤성 작가는 소설 '완전사회'에서 미래 지구가 여인들만의 공화국이 된다고 설정했다. 이 소설은 1985년 '여인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재출간됐다.

1967년에는 괴수가 등장하는 SF영화 두 편이 나란히 개봉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대괴수 용가리'에서는 불을 뿜는 괴수 용가리가 서울을 침공해 인간과 싸움을 벌인다. 이에 맞서는 우주비행사가 배우 이순재 씨로, 이 씨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소소한 흥밋거리로 꼽힌다.

또 다른 영화인 '우주괴인 왕마귀'에서도 거대한 외계 괴물이 서울을 침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60년대 SF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1976년에는 유명한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가 등장했다.

이어 꾸준히 SF 콘텐츠의 명맥이 이어지며 봉준호 감독은 2006년 괴물, 2013년 설국열차, 2017년 옥자 등의 영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변방'에 머물렀던 국내 SF 콘텐츠는 이제 해외 진출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김보영·김창규·정소연 등 국내 SF 작가들의 작품이 단편집 형식으로 묶여 미국에서 출간된다. 작가의 각 작품이 미국에서 소개된 적은 있지만, 여러 작가의 작품이 단편집으로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는 "한국 SF 창작물은 아직 소비자에게 많은 대중성 얻지 못했지만, 다양한 활동과 많은 작품이 나오며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SF영화를 본 뒤 영화속 과학원리를 알아보는 'SF시네마토크', SF 작가와 과학자들이 사람의 뇌, 우주 등을 주제로 논의하는 'SF포럼'이 진행된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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