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살린 이순신체·전주완판본체 한컴오피스에 담긴다
한컴, 다양한 서체 지원 통해 한글의 조형미 알리기로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아름다움을 응집한 다양한 한글 디지털 서체에 관심이 쏠린다.
한글과컴퓨터[030520]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경기도가 개발한 경기천년체를 한컴오피스에 탑재한데 이어 전주시의 전주완판본체, 아산시의 이순신체도 한컴오피스에 담기로 했다.
지자체들이 공들여 개발한 폰트가 사장되지 않도록 하고 새로운 서체를 알려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취지에서다.
최근 새롭게 탑재가 결정된 전주완판본체는 전주완판본에서 집자(集字)해 만든 서체로, 과거 목판 글꼴이 가진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구현했다.
조선시대 목판인쇄가 활발했던 전주에서 간행된 출판물에는 완판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춘향전, 심청전 등 한글 소설들이 이 글꼴을 이용해 출판됐다.
2014년 1월 사회적기업 '마당'이 서체를 개발해 '완판본 마당체'라는 이름으로 유료로 보급해왔다.
전주시는 이를 다시 6종의 세분화한 서체로 확대·개발, 5천560자의 고어를 추가해 전주의 뿌리를 간직한 '전주완판본체'로 명명했다. 영문 글꼴도 개발됐다.
국내 유일의 '족보 있는 서체'인 셈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1545∼1598) 난중일기의 한문서체를 한글 디지털 글자체로 재탄생시킨 '이순신체와 돋움체'도 한컴오피스 신제품에 탑재된다.
이순신체는 글꼴 디자인전문업체 한그리아㈜가 개발해 2015년 아산시에 무상기부한 서체다.
충무공이 생전에 썼던 난중일기의 한문서체에 기반을 둔 한글 디지털폰트로 이순신 장군 한문서체의 주요특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개념을 접목시켰다.
다소 날카로워 보이면서도 살아 움직이는 맛이 독톡한 것이 특징이다.
시가 이순신체를 보완해 개발한 돋움체는 칼끝이 연상되는 종전의 서체를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처리한 것이다.
이들 서체는 강인한 느낌을 표현하기 좋은 멋스러운 붓글씨 모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가 개발한 서체인 '경기천년체'는 앞서 지자체가 개발한 서체로서 상용 워드프로그램에 기본서체로 등록된 첫 사례로 주목을 끌었다.
경기천년체는 경기도의 정체성 전파를 목적으로 도가 지역의 역사적·지리적· 문화적·사회적 특성을 시각화해 독자적으로 만든 서체다.
옛날부터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던 경기도의 지역적 특징 등을 담은 '이음(연결)'을 콘셉트로, 자음과 모음을 유연하게 연결하고 꼭지 모양과 받침의 마무리 부분은 상승하도록 디자인됐다. 제목용 서체 4종과 기본용 서체 2종 등 총 6가지 서체로 이뤄졌다.
한컴은 이들 서체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한글 서체 지원을 통해서 한글의 특별한 조형미를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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