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틀째 귀성 행렬…악천후로 뱃길 끊겨 '발동동'(종합)
공항엔 관광객 북새통…전국 축제장에도 나들이 인파로 붐벼
(전국종합=연합뉴스) 추석 연휴 이틀째를 맞은 1일 전국의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엔 귀성객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붐비고 있다.
고속도로는 아직 차량이 많지 않아 소통이 원활하지만, 공항에는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려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서해안에서는 궂은 날씨 때문에 뱃길이 끊겨 귀성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추석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열린 축제장에도 귀성을 미룬 나들이 인파로 붐볐다.
◇ 기차역·터미널에 귀성 인파…고속도로 원활
KTX와 새마을호가 지나는 수원역과 서수원고속버스터미널은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려는 귀성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모습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역사와 버스터미널은 매표소에서 좌석표를 직접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었지만, 이날은 거의 모든 방면으로 가는 기차와 버스표가 매진됐다.
무궁화호를 타고 고향 대구로 가려던 직장인 김 모(39) 씨는 "온라인에서 표를 사려고 하니 오후 4시 30분밖에 자리가 남아있지 않더라"라며 "가는 데 세 시간이 걸리지만 서서라도 가려고 가장 이른 시간 입석 표를 구했다"라고 말했다.
동탄에서 부산으로 가는 SRT도 오후 8시부터 좌석을 겨우 예매할 수 있을 정도로 좌석표 구하기가 힘들었다.
강원지역 버스터미널과 역에도 이른 아침부터 선물 보따리를 챙겨 든 귀성객들이 부모가 있는 고향 집을 향해 버스와 열차에 몸을 실었다.
부산역과 동대구역, 울산역 등에도 고향에 들고 갈 선물 등을 든 귀성객들과 고향을 찾는 이들이 오가면서 연일 붐비고 있다.
고속도로는 서울 양양 고속도로 강릉 방면으로 강일나들목∼선동나들목, 서종나들목∼설악나들목 구간에서 귀성 차량이 서행하고 있지만 나머지 전국 대부분 고속도로는 아직 큰 지·정체 없이 원활한 흐름을 보였다.
대도시 시내 도로도 대부분 한산한 모습을 보였고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주변에만 막판에 차례 용품을 사려는 차량이 몰렸다.
◇ 궂은 날씨로 뱃길 끊기고 항공기 운항도 일부 차질
서해안은 날씨가 좋지 않아 뱃길이 잇따라 끊겨 귀성객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전북 서해 앞바다에 풍랑 예비특보가 발효되면서 5개 모든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오전에는 군산∼연도와 군산∼어청도 항로만 운항이 중단됐으나 오후 들어 물결이 높아진 탓에 모든 항로가 닫혔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와 홍도에도 호우주의보와 강풍경보가 발효되면서 홍도에서 가거도를 오가는 1개 항로 여객선 1척이 통제됐다.
1일 오후에서 밤사이 고흥·여수·완도에 호우 예비특보, 거문도·초도에 강풍 예비특보, 전남의 서해·남해에 풍랑예비특보가 발효돼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는 곳이 늘어날 수 있다.
인천과 서해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12개 항로 중 백령도∼인천 항로 여객선도 통제됐다.
현재 서해 먼바다에는 초속 10∼12m의 강풍이 불고 2m 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오후 1시 백령도에서 출발해 인천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옹진훼미리호 운항이 통제됐다.
이날 오후 1시 25분 이후로 제주도와 가파도·마라도를 잇는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중단됐다.
1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에 윈드시어(난기류)와 강풍 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기상 상황 탓에 이날 오전 김해에서 제주로 오려던 제주항공 7C507편 등 현재까지 제주 출발·도착 7편이 회항했다.
결항편은 아직 없지만 기상 상황과 연결편 문제 등으로 현재까지 제주 출발 45편, 도착 25편 등 70편이 지연 운항했다.
◇ 공항에는 여행객 북적
지역 공항에는 긴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이용객들로 크게 북적거렸다.
청주국제공항에는 제주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인파가 몰려 청주와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39편 항공권이 동났다.
중국 항저우와 베트남 다낭·하노이, 대만 타이베이 등 국제선 9편도 대부분 매진됐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청주와 제주 간 항공권의 경우 추석 연휴가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예매가 모두 마감됐다"고 전했다.
제주국제공항과 제주항여객터미널 대합실에는 대형 여행용 가방을 든 관광객들과 함께 선물 꾸러미를 들고 온 귀성객들이 가족과 친지와 만나는 정다운 풍경이 이어졌다.
제주에는 1일 귀성객과 관광객 등 약 5만 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해국제공항에도 관광객과 귀성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이날 오전 중국 산야서 출발해 오전 7시 30분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에어부산 BX374편이 3시간가량 지연 도착해 승객 123명이 불편을 겪었다.
이 가운데 50여 명이 항공사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1시간 40분가량 집단항의를 하기도 했다.
◇ 전국 곳곳 가을 축제…나들이 인파
연휴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축제가 열려 귀성길을 늦춘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7고양 가을꽃축제'가 열리는 일산 호수공원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찾아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백일홍 등 가을꽃을 즐겼다.
'코스목동축제'가 한창인 경기도 안성팜랜드, 양양 송이 축제장에도 발걸음이 이어졌다.
강진 작천 황금들 메뚜기축제장에는 황금빛 들판에서 친환경의 상징인 메뚜기를 잡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몰렸다.
경북 안동 탈춤공원 등에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가 열려 국내 16개 팀, 볼리비아와 러시아, 중국 등 12개 나라 14개 공연단이 찾았다.
제10회 청도 반시 전국마라톤대회에는 3천500여 명이 참여해 하프코스와 10㎞ 코스 등을 달리며 건강을 다졌다.
단군을 기리는 개천대제가 열린 인천 강화도 마니산과 2017 코리아 드론 챔피언십 대회가 열린 인천 서구 청라호수공원에도 나들이 인파가 대거 몰렸다.
경남 진주시에서는 남강 유등축제가 1일 개막해 추석·설날·단오 등 전통문화와 풍습을 묘사한 오색연등 7만여 개가 시내를 화려하게 밝혔다.
단풍이 시작된 강원 설악산 국립공원과 양양 송이축제, 정선 억새꽃 축제장에도 행락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는 실향민들이 준비해온 음식을 차려놓고 간단한 제를 올린 뒤 전망대에 올라 북녘을 바라보기도 했다.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도 이날 오후 추석을 앞두고 실향민 등 300여 명이 찾았다.
(백도인 이승형 전창해 박철홍 이재림 노승혁 류수현 이정훈 이해용 최은지 장영은 민영규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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