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연속골' 주민규 "골 넣고 기록 이어가 행복하다"
"동료 도움 덕에 가능했다…소속팀 클래식 잔류에 최선"
7경기서 11골 폭발…8일 서울전에서 8경기 연속골 도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공격수로서 골을 넣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고, 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소속팀이 남은 경기에 모두 이겨서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할 수 있도록 절실한 마음을 갖고 노력하겠다."
프로축구 K리그 상주 상무의 골잡이 주민규(27)는 30일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32라운드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포함해 두 골을 터뜨리며 2-2 무승부를 이끈 뒤 기쁨보다는 미안함이 앞섰다.
이날 포항전에서 이겼다면 소속팀이 승점 35점을 얻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탈출 경쟁에서 전남, 대구, 인천을 앞지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1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터뷰에서 "우선 공격수로서 골을 넣고 7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찬스를 더 살렸다면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홍철과 김병오 선수가 찬스를 많이 만들어줬는데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고, 비기는 경기를 한 것 같아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주민규의 활약은 이달 중순 동료 18명이 만기 제대하고, 설상가상으로 내년부터 국방부가 상무 선수단 정원을 44명에서 25명으로 대폭 줄인다는 소문이 도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그의 득점 행진은 한마디로 놀라움 그 자체다.
8월 초까지만 해도 4골에 불과했던 그는 요즘 득점포가 불을 뿜고 있다.
그의 득점 퍼레이드는 지난 8월 12일 인천전에서 시작됐다.
인천전 1골을 시작으로 같은 달 20일 대구전 1골, 지난달 9일 울산전 2골, 같은 달 광주전 2골, 20일 전북전 1골, 23일 제주전 2골, 30일 포항전 2골로 7경기에서 무려 11골을 뽑았다. 2경기 연속 멀티골 행진으로 5경기에서 9골을 기록한 골 폭풍이다.
9월 30일 포항전까지 7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7경기 연속골은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로 분리된 후 이동국(전북·2013년), 조나탄(수원·2016년)만 가지고 있는 K리그 클래식 최다 연속경기 득점 타이기록이다. 그 이전 기록으로는 황선홍 FC서울 감독과 김도훈 울산 감독이 각각 8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적이 있다.
주민규는 시즌 15호골을 기록해 부상 중인 조나탄(19골)과 최근 득점포가 주춤한 자일(전남), 양동현(포항), 데얀(서울·이상 16골)을 바짝 추격했다.
2013년 고양FC를 통해 데뷔한 뒤 2015년 서울 이랜드로 이적해 '챌린지용 스트라이커'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그는 작년 12월 상무에 입단, K리그 클래식에서도 통한다는 걸 실력으로 입증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오는 8일 서울전에서 8경기 연속골에 도전하는 그의 남은 시즌 최대 목표는 소속팀의 클래식 잔류다.
현재 팀이 10위에 랭크돼 있지만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승강 PO를 거쳐야 하는 11위로 떨어질 수도 있어서다.
그는 "개인 성적보다는 소속팀이 클래식에 잔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남은 모든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매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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