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 개선속 서울 1인 청년가구 주거환경은 갈수록 나빠져
이원욱 의원 한국도시연구소 의뢰 분석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전국의 주거 빈곤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서울의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은 오히려 2000년 이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10일 한국도시연구소에 연구를 의뢰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및 주거빈곤 가구 실태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연구소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자료 등을 활용해 주거빈곤율 등의 추이를 분석했다.
주거빈곤율이란 주택법상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고시원 등 주택 이외 장소에서 거주하거나, 주택 중 지하·옥탑방에 거주하는 비율이다.
전국 전체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1995년 46.6%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 11.6%까지 내렸다.
그러나 서울 1인 청년(20~34세)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1995년 58.2%에서 2000년 31.2%로 급격히 감소했지만 2005년에는 34.0%로 반등한 데 이어 2010년 36.3%, 2015년 37.2%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서울 1인 청년가구의 고시원 등 주택 이외 기타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수는 2005년 2천818가구에서 2010년 2만2천644가구에 이어 2015년에는 3만8천906가구로 급격히 증가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주거 환경이 양호한 아파트의 대량 공급을 통해 주거빈곤율이 급격히 감소했으나 서울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은 다른 세대에서는 관찰되지 못한 역주행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5년 기준 전국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은 22.6%에 달했다.
서울 다음으로 높은 곳은 대전 23.9%, 경기도 20.9%, 인천 18.6% 등 순이었고 가장 낮은 곳은 경상북도(8.6%)였다.
서울의 구별로 주거빈곤 상황을 보면 관악구(55.5%), 동작구(53.3%), 금천구(53.1%)는 1인 청년가구의 절반 이상은 주거빈곤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빈곤율이 가장 낮은 곳은 강남구로, 15.1%를 기록해 서울 25개구 중 유일하게 10%대였다.
정부가 '주거복지 로드맵'을 준비 중인 가운데, 신혼부부 등에 대한 지원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청년 등 1인 가구의 주거환경 개선에도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은영 연구위원은 "서울에 거주하는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이 심한 것은 서울에 늘어난 고시원 등지로 청년들이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은 "그간 국토부 주거실태조사에서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난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진 탓에 이런 통계가 지금에서야 확인됐다"며 "청년뿐 아니라 모든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좀 더 정확하고 세분화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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