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수험생엔 극기훈련…듣기싫은 말 "수시 어디 썼니"
친척 말 한마디에 스트레스 가중…긴 연휴에 공부 리듬 잃기 십상
"약점 보충할 마지막 기회…수능 시간 맞춰 공부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이번 추석 연휴는 대부분 이들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의 기회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코앞에 둔 고3 수험생에게는 혹독한 '극기훈련'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이 "대학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면 "열심히 해야지요"란 대답 말고는 딱히 할 말이 없다. "넌 원하는 대학 갈 수 있을 거야" 같은 인사치레성 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30일 유웨이중앙교육에 따르면 수험생 568명에게 물어보니 연휴 때 어른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로 "수시모집은 어느 대학에 지원했니?"(26.0%)가 꼽혔다.
"성적 잘 나오니?"라는 말이 듣기 싫다는 응답자는 23.4%였고, "공부는 잘돼 가느냐"와 "올해 대학에 꼭 붙어야지"는 각각 23.5%와 16.0였다.
이런 말을 생각 없이 던지는 친척을 피해 고3은 집에 혼자 남는 경우도 많다.
텅 빈 집에서 공부하자니 집중은 안 되고 그렇다고 공부를 놓고 쉬자니 연휴가 너무 길다. 인터넷 강의업체들은 연휴에 이도 저도 못하는 고3들을 겨냥해 한 번 결제하면 전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수강권을 내놓는다.
고3뿐 아니라 고1이나 고2도 긴 연휴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연휴 끝에 중간고사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특성화고와 예술계 고등학교를 뺀 서울지역 고등학교 250곳 가운데 12%인 30여곳 안팎이 연휴 이후에 중간고사를 치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휴 때 지나치게 공부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연휴에 앞서 자신에 맞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가족행사 등으로 공부할 수 없는 시간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계획은 단시간 단위로 세우는 것이 좋다"면서 "평소 수학에 3시간 영어에 2시간을 썼다면 연휴는 수학을 50분 공부한 다음 10분 쉬고 다시 영어를 40분 공부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아무리 고3이라도 차례 등은 빠지기 어렵고 시끌벅적한 친척들 때문에 긴 시간 집중해 공부하기 어렵다"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요점정리 노트나 단어장을 미리 준비해 활용하고 잠시 시간이 나면 듣기평가나 짧은 동영상 강의를 보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연휴를 9월 모의평가에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연휴가 끝나고 학생부종합전형 면접과 대학별 논술·적성고사가 진행되면 자칫 학습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면서 "이번 연휴는 9월 모평 성적을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성적을 올릴 마지막이자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이 소장은 중위권 학생에게 맞는 학습전략도 제시했다.
성적이 답보상태에 빠진 중위권 학생은 그 어떤 고3보다 답답할 수 있다.
이 소장은 "국어영역의 경우 점수가 나오지 않는 지문형태를 파악해 독해방법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면서 "자신 있는 부분은 기출문제나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 수능처럼 연습하고 약점인 부분은 새로운 문제집을 시작하기보다 수능과 연계되는 EBS 교재를 복습·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학영역은 시간이 모자라지 않게 기본유형은 빠르고 정확하게 풀고 어려운 문제는 넘기는 훈련을 해야 한다"면서 "영어영역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평소 공부했던 지문 가운데 출제 가능성이 큰 지문을 꼽아 꼼꼼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평정심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병진 소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도 수능까지는 한 달이나 남아 있다"면서 "연휴 이후에도 평소 학습속도와 생활리듬이 유지되도록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연철 소장은 "연휴에도 평소 하던 대로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다"면서 "수능 시간대에 맞춰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놓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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