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대치는 말싸움 수준, 실제 전쟁 징후 없어"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마치 당장 전쟁이 발발할 것처럼 으르렁거리고 있지만, 실제 전쟁 발발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고 시사 종합지 애틀랜틱이 28일 분석했다.
양측이 서로 종말론적인 말 폭탄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여러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폭격기와 전폭기들이 북한 동해안에 최근접 비행한 것도 전쟁 준비를 의미하기보다 억지가 실패했을 경우 북한의 침공을 저지하고 미국과 동맹들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들이라는 것이다.
만약 실제로 전쟁이 임박했다면 우선 한국으로부터 10만 명에 달하는 미군과 민간인 가족 및 비필수 요원들을 소개하는 등의 평소와는 다른 조치들이 '목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에이브 덴마크는 10만명의 이동을 감추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이들의 이동은 상황이 정말 위험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낸 데니스 블레어 전 태평양군사령관은 전쟁을 실제로 수행하려면 병참과 통신 및 예비병력 동원 등 많은 준비 조치들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비무장지대 남북 지역 모두에서 이러한 징후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레어는 자신이 태평양 사령관이던 지난 1994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 핵시설을 폭격하기로 거의 결정 단계에 이르자 페르시아만 주둔 부대를 한국으로 이동시키고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포대의 이동배치, 그리고 다수의 군부대에 전투태세 명령이 하달됐었다고 밝혔다.
또 마찬가지로 북한 측에서도 실제 전쟁을 수행하려면 수많은 지상 병력의 전투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병참 등의 유사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북한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는 미관리들에 따르면 이러한 징후들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블레어 전 국장은 덧붙였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도 이번 주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군사행동이 지도부의 엄포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른 북한군의 태세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 지도부가 겉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하는 이면에서 실제 북한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 폭탄과 보좌진의 보다 침착한 발언 사이에서 진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한미전문가들에 도움을 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덴마크 전 부차관보는 가장 큰 위험은 양측의 언어전쟁이 오판을 통해 실제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기 시 미군 폭격기들이 북한 근처로 비행하는 것은 사태를 진정시키는 작용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김정은 정권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 등의 트럼프 트위터와 결부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지도부가 미군 폭격기들의 근접 비행을 체제에 대한 실제 위협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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