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서방, 자네 괜찮지?' 니퍼트의 만만찮은 7번째 한국 가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언제까지 현역으로 뛸지는 모르지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6·미국)가 한국 야구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있을 것은 분명하다.
2010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던 니퍼트는 2011년부터 KBO리그에서 뛰며 두산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하느님'에 빗댄 '니느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니퍼트는 지난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니서방'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184경기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50이다.
이런 니퍼트가 한국에서 맞는 7번째 가을인 요즘 낯선 모습을 보인다. 최근 10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5.53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12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홈런 3개와 안타 11개를 맞고 개인 최다인 11실점 해 우려를 낳았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자 잔뜩 예민해진 듯, 니퍼트는 최근 마운드와 더그아웃에서 신경질적인 반응도 자주 나타낸다.
27일 수원에서 열린 kt wiz와 경기에서도 출발은 매우 불안했다.
1회에만 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27개의 공을 던져 3실점 했다.
후반기 들어 무시무시한 기세로 어느덧 정규시즌 우승까지 노리게 된 두산은 이날 승리하면 다시 KIA 타이거즈와 공동 선두로 올라설 예정이었다.
에이스의 등판으로 기대감이 컸지만, 오히려 이러다가 니퍼트가 '와르르' 무너질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두산으로서는 다행히도 우려는 우려로만 끝났다.
보통 경기 초반 점수를 많이 내주면 이후에도 흔들릴 가능성이 크지만, 니퍼트는 2회부터 안정을 되찾으며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그는 6이닝을 7탈삼진을 곁들여 4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두산답지 않게 타선이 침묵하면서 시즌 8패(14승)째를 당했다.
올해도 두산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니퍼트의 역대 한국시리즈 등판 성적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80에 달한다.
2015, 2016년에는 3경기에 나와 17⅓이닝을 소화하며 1점도 내주지 않았고, 두산은 니퍼트의 이 같은 화려한 투구에 힘입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3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정규시즌 최종 성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1위든 2위든 니퍼트가 올해 마운드에 오를 기회는 많이 남아있지 않다.
kt전 2회부터 보인 '니퍼트다운' 투구를 두산 팬들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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