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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1년…상처 입은 승마협회는 여전히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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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1년…상처 입은 승마협회는 여전히 내홍

회장 선임 5개월 만에 대의원총회…일부 사안 합의 속 곳곳 갈등 표출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지난해부터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서 홍역을 치른 대한승마협회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내홍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승마협회의 임시 대의원총회가 열렸다.

최순실 사건의 여파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회장에서 물러나고 지난 4월 손명원(76) 손컨설팅컴퍼니 대표가 새 회장이 된 이후 처음으로 협회 대의원들과 손 회장이 마주한 자리다.

선출 때부터 손 회장의 배후에 최순실 사태의 주요 당사자 중 한 명인 박원오 전 전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반대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5개월여 동안 손 회장은 대의원들을 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

원칙적으로 대의원총회에 앞서 안건 논의 등이 이뤄져야 하는 이사회도 대한체육회로부터 이사 인준을 받지 못해 열리지 못했다.

결국, 체육회로부터 총회를 열지 않으면 관리단체로 지정할 수 있다는 통보까지 받은 끝에 이날 총회가 가까스로 열렸다.

어렵사리 모인 자리엔 처음부터 협회 내 여전한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초반부터 한 대의원이 손 회장 선출의 정당성과 회장 개인 지원금 문제를 놓고 작심하고 지적해 불을 붙였다.

이 대의원은 "회장 당선 때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자체가 불법이다. 회장은 당선 이후에도 대의원총회 소집을 회피하며 문제 제기에 대해 무응답이었다"면서 "어떻게 협회를 이끌 것인지, 특히 어느 정도 지원금을 낼 수 있는지 명확히 얘기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승마협회로 먹고살려고 한 걸 막았더니 음해하고 이간질한 게 박원오다. 작금에 와선 대한민국이 떠들썩할 정도로 엄청난 일을 한 사람"이라면서 그런 사람이 회장님을 앞세워 못할 게 뭐가 있겠느냐"며 손 회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손 회장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손 회장은 "저도 당연히 총회를 열고 싶었다. 그런데 그 전에 이사회 구성이 덜 되지 않았느냐"면서 "제 개인이 얼마를 낼 것인지 얘기하기 전에 협회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 방향과 비전을 만들어야 하는 게 우선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제가 왜 단독 출마를 했겠느냐. 여기 오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면서 "그 정도로 승마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는데, 깨끗하게 정리하고 쇄신해 비전을 설정하면 돈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회장 지원금을 놓고 대의원 간 설전이 이어지며 일부 격앙된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처음 총회에 나왔다는 한 대의원은 "원래 총회를 이렇게 하느냐. 작은 봉사단체에서도 이렇게는 회의를 안 한다. 진짜 부끄럽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까스로 '회장 당선 보고' 안건이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이사 선임 방식이 문제가 됐다.

일부 대의원이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으니 총회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으며 이 자리에서 이사를 선임할 수도 없다는 논리를 들고 나왔고, 회장이 위임을 받아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면서 한 시간 넘게 관련 논쟁이 계속됐다.

결국, 정회까지 거쳐 이사 추천을 위한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참석자들의 굳은 얼굴이 잠시나마 풀리기도 했다.

그러나 회의 말미 발언 간간이 들려온 손 회장의 한숨은 앞으로 갈 길도 쉽지 않음을 방증하는 듯했다.

손 회장은 "여러분이 저를 뽑아주신 건 72년 역사에 올림픽 메달 하나도 없는 승마가 메달도 따고 사랑받는 운동이 될 수 있게 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협조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누구와 가깝다고 해서 그분들 말을 듣고 움직이겠느냐. 제가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느냐"면서 "누구든 좋은 의견이면 듣고 판단은 제가 한다"고 밝혔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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