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DMZ 회담' 등 대북협상 '와일드카드' 고려해야"
WP 칼럼 "한미연합훈련 축소도…트럼프의 모욕적 언사가 대북 협상문 닫아버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에게 호통치는 것을 그만하고 양보를 토대로 북한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26일(현지시간) 자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는 겸손한 교훈을 알아야 한다"며 이런 의견을 내놨다.
그는 "미국 고위 관리들은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다고 되풀이해 말했지만, 김정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욕적인 발언이 그런 협상에 따른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지프 디토머스 전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가 지난 25일 북한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한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사들이 그나마 조금 열려 있던 대북 협상문을 닫아버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운 '트위터에 의한 정부'(goverment-by-Twitter) 분위기에서 고위 지도자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의 '로켓맨' 독설과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위협이 그의 전략을 위태롭게 한다고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그네이셔스는 "경험 많은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위협이 양보에 대한 김정은의 저항을 심화했으며, 김정은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불과 몇 주 전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기대한 관리들도 이제 김정은이 또 다른 갈등을 고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태평양에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 등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과 미국 양측이 주고받는 말에 점점 군사 장비가 많이 언급되면 사고와 오판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고 그는 우려했다.
이그네이셔스는 "북한과 미국의 벼랑 끝 탈출"은 "북한의 불안을 완화할 수 있는 미국의 양보로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방법중 하나로 내년 한미연합군사훈련 범위 제한을 꼽았다.
또 그는 "드라마를 사랑하는 대통령이라면" 쓸 수 있는 극적인 '와일드카드'로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한국을 방문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를 전격 방문해 비무장지대(DMZ)에서 회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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