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입국제한 베네수엘라 "트럼프, '세계의 황제'처럼 행동"
베네수엘라 외교장관 유엔총회 연설…"美와 대화용의" 여지 남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이민 행정명령 대상국에 추가된 베네수엘라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세계의 황제'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 세워진 유엔총회장의 연단을 전쟁과 회원국의 완전 파괴를 발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베네수엘라 현지언론이 전했다.
아레아사 장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회원국의 자주권에 대해 절대적이며 독재적인 권한을 가진 것처럼 판단하고 강압적인 조치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레아사 장관은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대화를 용의가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도 이날 성명을 내 미국 입국 금지 대상국에 새로 포함된 데 대해 "이런 형태의 제재는 국제법에 맞지 않는다"면서 "정치적이며 심리적인 테러의 한 형태"라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의 격앙된 반응은 미국이 자국 입국을 제한하는 여행금지 대상 국가 명단을 새로 발표한 이후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한, 차드,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예멘 등 8개국 국민의 미 입국을 제한하는 '반이민 행정명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다음 달 18일부터 발효되는 수정 행정명령은 기존 입국제한 또는 금지 대상국이었던 이란,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수단 등 무슬림 6개국 가운데 수단을 빼고 북한과 베네수엘라, 차드 등 3개국을 추가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취한 입국 금지 조치는 정부 고위 관료와 직계가족에게만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 훼손을 이유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앞서 지난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불량국가들이 전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 3개 국가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마두로 정권을 선량한 베네수엘라 국민을 도탄에 빠트리는 '부패한 사회주의 독재'로 규정하며 강력히 비판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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