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난해 3월 문화재 등록 보류 처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엘리트 체육의 요람' 태릉선수촌이 문화재 등록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1966년 설립된 태릉선수촌은 51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27일 진천선수촌으로 국가대표 선수 관리 기능을 모두 이전한다.
이제 이틀이면 '태릉 시대'도 막을 내리지만, 아직 태릉선수촌의 존치·철거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유네스코는 2009년 조선왕릉을 세계유산에 올리면서 훼손 능역을 보존할 것을 권고했고, 문화재청은 조선 문정왕후가 잠든 태릉과 명종·인순왕후를 합장한 강릉 사이에 자리한 태릉선수촌을 철거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반발한 대한체육회는 2015년 7월 태릉선수촌 건물 8개 동의 문화재 등록을 신청했지만, 문화재청은 지난해 3월 등록 심사 보류 결정을 내렸다.
대한체육회가 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하는 건물은 운동장·승리관·월계관·챔피언하우스·행정동·개선관·올림픽의 집·영광의 집 등 건축물 7동과 운동장 1기이며, 오륜관·실내빙상장·국제스케이트장 등은 철거 대상이다.
대한체육회는 7월 재심사 보완자료를 제출했으며, 현재 재심사를 대기 중이다.
이를 위해 대한체육회는 ▲태릉선수촌 활용 및 운영에 관한 학술 용역 ▲태릉선수촌 존치 및 활용방안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 ▲스포츠인 스토리뱅크 사업 등을 추진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유네스코와 약속한 태릉의 보존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근대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태릉선수촌이 공존할 방안도 찾아봐야 한다. 태릉을 복원한 뒤 (태릉선수촌의) 울타리를 뜯어내면 열린 공간이 돼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태릉 기존 건물에 대한 유지·보수 예산이 잡혀 있다. (철거를 앞두고 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하는 게) 늦더라도 잘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등록문화재는 건설된 지 50년이 지난 유물 중 기념적·상징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선정한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