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의 전부를 기록했다…신간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비틀스 전곡 해설집 16년 만에 개정판 나와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존 레넌(1940∼1980)은 어느 날 아내 신시아와 다툰 뒤 잠을 청했다. '상심의 바다, 환희의 물결'(Pools of sorrow, waves of joy)이라는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그 말을 가사로 적어 내려갔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비틀스의 명곡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1968년 녹음)다.
결코 지워지지 않는 옛사랑의 흔적처럼 잊히지 않는 음악이 있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의 노래가 그렇다.
비틀스 전곡 해설을 담은 책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평생 비틀스를 사랑한 마니아가 쓴 일종의 '역사서'다.
열일곱 살 때부터 비틀스 음악에 심취했던 저자 한경식(55)은 지난 2001년 810쪽짜리 방대한 분량의 비틀스 전곡 해설집 '더 비틀스 컬렉션'을 냈다. 공식 발표곡 211곡은 물론 라이브 공연에 등장한 곡까지 싹싹 긁어모아 280곡을 담았다. 출판 당시 저자가 대기업 LS산전의 엔지니어라는 이력도 화제가 됐지만, 자료 자체의 풍부함과 깊이가 마니아들의 극찬을 받았다.
16년 만에 나온 개정판은 더 두껍고 충실해졌다. 1천112쪽의 방대한 분량에 282곡의 영어 가사와 해석 가사, 녹음일, 세션 연주자, 곡 해설을 한 곡도 건너뛰지 않고 성실하게 담았다. 그 곡이 만들어진 때 일화는 물론이고 당대의 유행과 상황까지 자세하게 적혀 있다.
초판보다 두 곡이 늘어난 건 2013년 '온 에어-라이브 앳 더 비비씨 볼륨 2'(On air-Live at the BBC Volume2)를 통해 처음 공개된 곡 '뷰티풀 드리머'(Beautiful Dreamer·1963년 녹음)와 '아이 엠 토킹 어바웃 유'(I'm talking about you·1963년 녹음)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LS산전 부연구위원으로 은퇴한 저자는 "개정판은 새로 쓰는 것처럼 다시 썼다. 초판을 쓸 때보다 10배는 어려웠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2015년 폴 매카트니 내한 공연을 본 뒤 누가 시키거나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개정 작업에 매달렸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보람되고 재미있는 일이었다. 남은 생애에도 또 한 번 개정판을 쓰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출판사 안나푸르나 김영훈 대표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비틀스의 꿈과 철학을 가장 잘 반영하는 노래라고 생각해 책 제목으로 골랐다"며 "비틀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기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나푸르나. 1112쪽. 4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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