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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후 기업접대비 감소…분기당 2억9천만→2억7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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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후 기업접대비 감소…분기당 2억9천만→2억7천만"

정석윤·최성진 교수 논문 "접대비 효과적 억제, 교제비 감축 계기"

사회 전반에 윤리 의식 변화 감지됐다는 연구 결과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기업 접대비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4일 서강대 지속가능기업 윤리연구소에 따르면 한양대 경영대 정석윤 교수와 최성진 교수는 '김영란법 전후 기업의 접대비 지출 비교: 상장 기업의 회계 자료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전후 기업의 접대비를 비교했다.

2015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상장기업 777곳의 회계자료에 나온 접대비 항목을 분석한 결과 분기당 평균 접대비 지출은 청탁금지법 시행 전 2억9천300만원에서 시행 후 2억7천200만원으로 줄었다.

정 교수와 최 교수는 "기존에 관례적으로 접대비 명목으로 사용되던 금액의 지출이 청탁금지법 도입으로 효과적으로 억제됐다는 것"이라며 "기업은 법의 권위를 활용해 불필요한 교제 비용을 줄일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접대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법 시행을 계기로 기업의 접대 행위에 사회적으로 더욱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졌다"며 "한 대기업 CEO는 '효과가 의심스러운 교제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 업무 효율이 늘어났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다만 "마케팅 역량과 구매 담당자 관리가 중요한 사업 분야는 법이 규정한 한도와 범위가 과도하다고 느낄 수 있고, 양지에서 관리되던 접대가 음지로 숨어들어서 더욱 불법적 행위를 촉진하는 기제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사회 전반에 윤리 의식의 변화가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도 공개됐다.

서강대 경영학과 장영균 교수와 한양대 경영학과 오세형 교수는 논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른 윤리적 민감성 변화에 대한 연구'에서 법 적용 집단과 비적용 집단 모두에서 윤리적 민감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무원과 언론사 관계자 등 적용 집단 46명, 일반 기업 종사자와 대학(원)생 등 비적용 집단 158명을 상대로 법 시행 30일 전과 시행 60일 후 등 두 차례에 걸쳐 윤리적 민감성 변화를 조사했다.

장 교수와 오 교수는 "청탁금지법은 일정액 이상 금품이 오가는 것과 청탁을 하는 것이 '부적절한 행위'라는 강력한 사회적 신호를 줬다"며 "선물을 한국 사회생활의 윤활유로 인식했던 사람은 법 시행으로 총체적 지식 체계가 흔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집단 모두에서 윤리적 민감성이 상승한 것은 청탁금지법이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다양한 구성원의 윤리 의식과 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만 "법 적용 대상 집단에서는 법이 다루는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외의 윤리적 이슈에 덜 주목하게 되는 '윤리적 둔감 현상'도 일어났다"며 "공무원 등 사회 공익에 기여하는 중요한 개인들이 특정 법률이 요구하는 범위의 윤리적 이슈에만 몰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논문은 서강대 지속가능기업 윤리연구소가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하는 '청탁금지법 1주년 특별 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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