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위안부 문제 알리는 프랑스인…"피해여성 돕고 싶다"
위안부 콘텐츠공모전 대상에 아나벨 고도 씨
"유대인 학살은 가슴 깊이 새겨도 위안부 문제는 잘 몰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시가 개최한 위안부 콘텐츠공모전에서 프랑스인 아나벨 고도(27) 씨가 대상을 차지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위안부 콘텐츠공모전 우수작 15점을 선정해 시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로 열렸다. 영상, 만화 등 74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대상을 받은 고도 씨의 작품 '위안부'는 실존 인물들의 증언을 종합해 재구성한 만화다. 주제 이해도와 작품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소도시 블로와에서 자란 고도 씨는 리옹의 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와 만화를 전공했다. 고등학생 때 인터넷 영상을 통해 한국문화를 처음 접한 뒤 2012년부터 3차례에 걸쳐 한국을 찾았다.
처음에는 여행을 왔다가 이후 애플리케이션 회사 인턴으로 3개월간 일했고, 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수업을 듣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을 웹툰으로 그려 지난해 레진코믹스에 '아나벨과 대한민국'을 연재했다.
한국에 머물면서 처음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된 고도 씨는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이 주제를 다룰 정도로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 공모전엔 한국인 친구의 제안으로 참가하게 됐다.
고도 씨는 "프랑스인들에겐 그들이 몰랐던 2차대전의 부분을 보여주고, 한국인들에게는 외국인의 시각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프랑스인들은 2차대전 당시 자국 내 유대인 학살을 항상 가슴 깊이 새기고 있지만, 한국에선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피해 여성들을 돕고 싶다"며 "만화가 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전 최우수상으로는 대학생 단체 '400km Family'의 영상물 '오늘의 기록, 내일의 기억'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정해지 씨의 만화 '눈물'이 선정됐다.
한국·중국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는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네스코에 2천744건의 기록물을 신청했으며 다음 달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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