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이 로힝야 인종청소 진실 밝힌다?…중국 기자단 현장취재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간 유혈충돌 과정에서 불거진 '인종청소' 주장에 대한 논란 속에 중국 언론사 소속 기자만으로 구성된 취재단이 현장취재에 나서 그 배경과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미얀마 관영일간 '더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지난 25일 라카인주 마웅토에서 벌어진 ARSA 극단주의 테러범 공격에 대한 취재를 위해 중국 취재단이 주도인 시트웨에 도착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취재단에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기자 6명과 중국의 국영 대외방송인 중국국제방송, 홍콩의 친중성향 방송인 봉황TV 기자가 포함됐다.
미얀마 정보부 관리들을 대동한 취재진은 오는 23일까지 이틀간 유혈사태가 벌어진 라카인주 북부의 마웅토 일대에서 취재에 나선다.
미얀마 정부는 ARSA에 의한 첫 경찰초소 습격이 발생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총 5차례, 지난달 25일 최악의 유혈사태가 시작된 이후로는 3차례에 걸쳐 내외신 기자들의 현장취재를 주선했다.
그러나 중국 기자만으로 구성된 취재단의 현장 방문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은 중국 매체 소속 기자들로만 취재단이 구성된 배경 설명은 하지 않았다.
다만, 신문은 "이번 중국 기자단의 현장 방문이 수십 개의 경찰초소가 공격을 당한 라카인주 상황에 관한 가짜 뉴스 확산에 반대하는 미얀마인들의 국내외 시위가 벌어진 지 수일 만에 이뤄졌다"며 마치 일부 서방 언론에 의한 사실 왜곡을 중국 언론이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또한, 신문은 국내외 시위대가 '이주'(migration)에 관한 문제를 '난민'(refugee)이나 '종교적 위기'(religious crisis)로 변질시키는 운동가들과 로비스트, 언론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지난 15일 런던에서는 시위대가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존슨 장관의 견해에 라카인주 문제에 관한 공정한 시각이 결여되어 있으며 똑같은 고통을 겪는 '아라칸인'(불교도)을 깎아내렸다는 지적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최근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와 관련해 미얀마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왕 부장은 특히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소탕전에 나선 미얀마군의 작전을 '안보를 지키기 위한 활동'으로 규정했고 "중국은 자체적인 방식으로 (미얀마의) 평화 논의를 촉진하고자 하며, 국제사회가 상황을 진정시키고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對) 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습격한 ARSA를 빌미로,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를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자행했다고 비판한 서방의 주장과는 현격한 대조를 이룬다.
앞서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UNOHCHR)는 미얀마군의 행위를 '교과서적인 인종청소'로 규정했고, 구테흐스 총장도 인종청소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한 발짝 더 나아가 미얀마군의 행위를 '제노사이드'(Geonocide)로 규정했다.
그러나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는 이런 주장이 조작된 정보에 기반을 둔 '가짜 뉴스'라고 반박한 바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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