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양호 회장 영장신청 여부 추석 전에는 결정"
어제 소환조사…보강조사 후 내주 중 신병처리 마무리 목표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회삿돈 유용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내주까지는 조 회장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전날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조 회장은 전날 경찰청에 출석해 16시간에 걸친 긴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1시50분께 귀가했다.
경찰은 조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자택공사비로 쓰는 데 관여한 혐의가 짙다고 판단, 전날 조 회장이 진술한 내용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 측은 경찰 조사에서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변호인 의견서를 받아 검토하고, 조 회장 혐의를 뒷받침할 다른 진술과 증거 등을 다시 확인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확보한 증거와 다른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보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늦어도 추석 연휴 전에는 조 회장 신병처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2013년 5월∼2014년 8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 당시 공사비용 중 30억원가량을 그룹 계열사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자택 인테리어 공사업체의 탈세 혐의 수사 과정에서 대한항공 회사 자금 일부가 자택공사비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 자금 유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한진그룹 건설부문 고문 김모(73)씨를 지난달 구속했다.
경찰은 조 회장 신병처리가 끝나면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 이사장도 조 회장의 회삿돈 유용 혐의 공범일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함께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은 한진그룹과 더불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삼성 일가 자택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도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로 공사대금을 지불하는 등 비리가 이뤄진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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