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신규 화상경마장 학교 앞·도심에 안 세운다"
경영쇄신방안 발표…"마필관리사 고용 문제 해결안 마련"
(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일명 '학교 앞 도박장'으로 불린 용산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가 수년간 계속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 끝에 결국 폐쇄하기로 결정된 가운데 한국마사회가 앞으로는 장외발매소를 학교 앞이나 도심지에 세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해 부산 경마장 마필관리사들의 잇단 사망 사건으로 불거진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관련해서는 직접 고용 검토 등 쇄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마사회는 2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경영쇄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쇄신 방안은 '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마사회의 공익성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공공성 확대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마사회는 설명했다.
내년에 장외발매소 3개소를 새로 설치할 예정인 마사회는 앞으로는 입지 선정 시 도심지를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교외 지역에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녹지지역·관리지역 내에 설치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 개정 병행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교육환경보호법상 200m로 규정된 장외발매소와 교육시설의 거리를 500m로 확대하는 한편 장외발매소 신규 사업 추진 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 개최를 의무화하는 등 개정된 지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폐쇄된 용산 화상경마장의 경우 당초 용산역 옆에 있다가 성심여중고등학교와 불과 200m가량 떨어진 곳에 이전해 논란이 됐었다.
지역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꾸려 1천314일간 농성을 한 끝에 마사회는 연말까지 화상경마장을 폐쇄하고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
장외발매소의 도박 중독 등 부작용 완화를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마사회는 내년에 장외발매소 입장을 통제하는 '자기 출입제한' 제도를 시범 도입한다.
이 제도는 장외발매소 고객 본인이나 직계존비속 및 배우자가 입장 통제를 사전에 요청하는 경우 출입을 제한하는 시스템이다.
일부 이용자들이 도박에 중독돼 자기 의지로 경마장 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되는 시스템으로, 마사회는 내년에 1개소에서 시범 운영 후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배팅 구매액 상한선이 지켜지도록 정부가 도입한 전자카드 활성화를 비롯해 중독예방센터 증설(7→10개소), 불법사설경마 단속반 확대(9→18개반)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마사회는 마필관리사의 잇단 사망 사건으로 불거진 고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조와 함께 구성한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를 통해 11월까지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달 중 경마산업 현장의 말 관계자 중심으로 고용·산업안전보건 분야 쇄신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과 8월 부산 강서구 한국마사회 부산경마장 소속 마필관리사 두 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마필관리사들의 처우와 고용구조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마사회는 이밖에 말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영천 경마공원 건설사업 및 화옹 호스파크 조성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는 한편 정부 지침에 따라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사회 관계자는 "쇄신안 추진을 통해 경마는 도박이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탈피하고 공공성을 확대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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