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협정·이란핵합의 수호' 프랑스 유엔총회 선봉
"트럼프 설득할 터"…마크롱 중재력 시험대
트럼프 "불공정 협정·결함있는 합의" 일단 냉담모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프랑스가 유엔 총회에서 미국 일방주의를 견제할 첨병으로 나선다.
최대 쟁점인 파리 기후변화협정, 이란 핵합의와 관련, 프랑스는 미국 행정부를 설득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18일(현지시간)부터 각국 정상들이 공식활동에 들어가는 유엔 총회를 앞두고 이란 핵합의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란 강경론자들의 핵무장 추구를 부추길 핵확산의 소용돌이를 막으려면 합의 유지가 필수"라며 "북한의 위험도 있는 이 시기에 우리는 이런 경계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프랑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합의를 지켜야 할 타당성을 확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몰 조항에 따라 2025년 효력이 소멸하는 일부 조항을 보완할 수도 있다고 대안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핵탄두 원료인 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원심분리기 규제 등이 2025년 이후 해제되는데 반대론자들은 이를 합의의 취약점으로 지적한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푸는 게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권후보 시절부터 이란 핵합의를 '역대 최악의 협상 결과'라고 비난해왔다.
미국 행정부는 이란의 합의 준수 여부를 90일마다 의회에 통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5일 통보 때 이란이 합의를 깼다고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조치가 이뤄지면 의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부과하고 이란이 합의에서 박차고 나갈 우려가 있다.
프랑스는 2015년 체결된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도 다시 붙잡아오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르드리앙 장관은 "협정을 준수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알고 있으나 지금까지 그에 대한 아무 조치도 뒤따르지 않은 만큼 우리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력하고 협정 이행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권후보 시절 기후변화 이론을 중국이 꾸며낸 거짓말이라며 파리협정을 비난해왔다.
그는 집권 후인 올해 6월 결국 탈퇴를 공식적으로 선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작년 9월 비준한 파리협정을 백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사회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로 작지 않은 우려를 불렀다.
최근 들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대통령의 애초 기조와 다른 신호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유럽 관리들은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가 끝난 뒤 미국 정부가 협정에 복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입장 변화가 없다고 그런 관측을 일축했다.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유엔 총회 서두에 열린 다른 주요국 관리들과의 조찬모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의견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서 프랑스의 중재 노력에 일단 찬물을 뿌렸다.
그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이란 핵합의, 기후변화 등 두 의제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이란 핵합의에 깊은 결함이 있다고 말했다.
파리협정에 대해서는 미국에 불공정하지만 의제를 더 논의해볼 의향이 있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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