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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여야,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문제에 정치력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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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여야,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문제에 정치력 발휘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준 문제가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만료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김 후보자 인준 문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12∼13일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연일 논의하고 있으나 입장이 맞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능력이나 도덕성 면에서 김 후보자의 결정적인 흠결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청문보고서를 '적격' 의견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청와대와 여당은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선 양 대법원장의 임기만료일인 오는 24일 이전에 임명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8일 출국하기에 앞서 김 후보자 인준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현 대법원장 임기는 오는 24일 끝난다. 그 전에 새로운 대법원장 선임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면서 "인준 권한을 가진 국회가 사정을 두루 살펴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이념 편향성과 '사법부 코드인사 우려' 등을 이유로 들어 사법부 수장으로서 부적격자라면서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보수 야당인 바른정당도 "사법부의 독립을 지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김 후보자의 임명에 부정적이다. 다만 바른정당은 24일 이전에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고 있다. 40석으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찬반 당론을 정하지 않은 채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부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그러면서도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의 책임을 자신들에게 떠넘기면서 "땡깡을 놓는 집단' '적폐연대' 등의 원색적 비난을 한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의 공개사과가 없으면 인준안 상정을 위한 의사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여야 간, 또 당별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24일 이전에 처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18일 정세균 의장 주재의 회동을 통해 절충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한다. 4당 원내대표는 꽉 막힌 김 후보자 인준 문제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먼저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는 야당과의 소통과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을 원만하게 끌어가기 위해선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야당에 대해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이런 면에서 문 대통령의 호소문 발표는 시의적절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그동안 국회와 원활한 소통을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며 국회와 소통 부족을 인정한 점을 평가한다. 집권여당의 추 대표도 자신의 막말 발언에 대해 국민의당에 사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꼬인 정국을 푸는 것이 집권여당의 대표인데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여당 지도부와의 감정대결에서 벗어나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 협의에 적극 응해야 한다. 김 후보자 임명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한국당도 일단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가 채택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표결에도 응해야 한다. 김 후보자를 부적격자로 판단한다면 청문보고서에 '적격'과 '부적격' 의견이 같이 표시되도록 하고 본회의 표결에 응해서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 당당한 태도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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