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도발 징후 하루 전 파악…비상유지하며 긴박한 움직임
文대통령, 사전 2차례·사후 3차례 보고받아…무력대응 '사전재가'
軍, '현무2' 대응사격 준비했다 도발 6분 만에 사격 실시
정의용 안보실장, 맥매스터 안보보좌관과 연락…한·미 공동대응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청와대는 15일 북한이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하루 전부터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해왔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이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한 것은 14일 오전 6시 45분께다. 실제 미사일 발사가 15일 오전 6시 58분에 이뤄졌으니 거의 24시간 전에 파악한 셈이다.
도발 징후가 포착된 이후 청와대는 NSC를 중심으로 긴박하게 움직였다. NSC 구성자들은 모두 자리를 지키며 비상체제를 유지했고, 북한군의 동향을 수시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중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기미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북한의 도발이 있을 시 우리 군의 즉각적인 대응을 사전에 재가했다.
문 대통령이 즉각적인 무력대응을 사전 재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맞춰 우리의 대응 수위도 한 단계 더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군은 14일부터 북한의 도발이 있으면 즉시 현무2 탄도미사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이날 북한이 실제 도발을 감행하자 6분 만에 도발 원점인 평양 순안비행장까지의 거리(250㎞)에 맞춰 대응사격을 할 수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사전재가가 있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여부를 확인하자마자 대응사격을 시행할 수도 있었으나, 한 번 더 보고하고 승인받는 절차를 거치느라 6분 만에 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 도발 원점을 타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은 곧 우리 군이 마음만 먹으면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기 전 원점을 타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도 이날 NSC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도발의 사전징후 포착부터 도발과 동시에 이뤄진 무력시위 대응까지 과정을 국민께 꼼꼼히 보고하라"며 "우리의 안보 역량을 보여드리고 국민이 안심하실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도발 징후가 포착되자 한·미 간 공조도 빈틈없이 이뤄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4일 도발 징후가 포착된 이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한·미 간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대응할 사안을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15일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께부터 두 차례에 걸쳐 NSC로부터 북한군의 동향 관련 보고를 받았다.
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부터 약 1시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사후 보고를 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소집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NSC 전체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지난 네 번의 사례를 되돌아보면 6차 핵실험이나 ICBM(대륙간탄도탄)급으로 분류되는 '화성-14형'의 시험 발사 등 '전략 무기'급 도발이 있을 때 주로 전체회의가 소집됐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ICBM에 못 미치는 IRBM급으로 추정되는 만큼 도발 강도는 강한 편이 아니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 '시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2일 유엔 안보리가 사상 처음으로 유류 공급 제재를 포함한 대북 제재 결의안 2375호를 채택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도발을 감행했는데, 이를 안보리 제재 결의에 대한 반발로 보고 전체회의를 소집할 만큼 사태가 엄중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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