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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해운대 센텀 또 침수…245억 투입 송정동 멀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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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해운대 센텀 또 침수…245억 투입 송정동 멀쩡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에서 상습 침수지역으로 꼽혀온 해운대 송정동과 센텀시티가 지난 11일 집중호우 때 희비가 엇갈렸다.

부산에는 지난 11일 영도구에 358.5㎜ 비가 내렸고 해운대구에도 232.5㎜의 비가 쏟아졌다.


14일 주민과 기상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8∼9시 사이 시간당 100㎜의 비가 쏟아지면서 첨단도시로 불리는 센텀시티 벡스코 일대 도로가 삽시간에 물바다로 변했다.

신세계센텀시티 앞 도로는 사람 허리까지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

올림픽교차로-시립미술관-벡스코로 연결되는 APEC로에 물이 차오르면서 차량 진입이 통제됐고 해운대 일대에는 교통대란이 발생했다.

해운대에서 시내로 출근하던 일부 직장인들은 "차가 막혀 지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승용차 운전자들은 "평소에도 중앙버스전용차로 때문에 차가 막히는데 이날은 벡스코 방향으로 좌회전까지 못 해 도로가 거의 주차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고층 빌딩이 들어선 센텀시티는 이번 폭우에도 상습 침수구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설비가 구축되면서 스마트도시를 표방하는 센텀시티가 폭우에 큰 허점을 노출한 것이다.

부산시가 2011년 센텀시티 일대 저지대의 침수를 막기 위해 올림픽공원 지하에 대규모 빗물 저장공간을 조성했으나 폭우가 내릴 때마다 도로 침수는 계속되고 있다.

해운대구 건설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너무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나뭇잎과 각종 쓰레기가 우수관 입구를 막으면서 침수가 발생했다"며 "올림픽교차로-시립미술관 앞 도로는 저지대이면서 공사장에서 나온 흙 때문에 침수가 오래 지속했고 다른 곳은 비가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바로 배수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해운대구 송정동 송정교차로 일대는 이번 폭우로 주택 침수 1건만 있었고 침수로 인한 차량 정체도 없었다.

이곳은 여름철 집중호우만 내리면 물바다가 되는 상습침수지역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2009년 7월 두 차례 기록적인 폭우(343.5㎜, 260.5㎜)가 내렸을 때 이 일대 100㏊ 정도가 침수되면서 막대한 재산피해가 났던 곳이다.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이후 부산시가 국·시비 245억4천만원을 들여 침수를 방지하는 저류시설, 배수펌프, 배수관로 등을 설치해 2015년 완공했다.

송정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예전에는 비만 오면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이번 집중호우 때에는 주택 침수 1건 이외에 비 피해는 없었고 차량 정체도 없었다"며 "침수방지 시설이 국지성 호우 때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되면서 일부 지역에 물 폭탄을 쏟아붓는 국지성 호우가 늘어남에 따라 하수도 설치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는 국지성 호우에 대비해 2012년 하수도 설치 기준을 강화했다.

상습침수지역에는 '30년 주기의 최대강수량'(시간당 95㎜), 일반지역에는 '10년 주기 최대강수량'(시간당 78㎜)을 처리할 수 있는 기준으로 하수관로를 설치하고 있다.

지난 11일 부산에는 100년 주기 최대강수량에 해당하는 시간당 최대 116㎜가 내려 하수관로가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존 하수관을 더 큰 규모로 변경하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며 "예산의 효율성을 최대한 고려해 하수관로를 설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 건설되는 신도시에는 교체 비용보다 적은 예산으로 하수관 기준을 확대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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