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독립투표 앞두고 카탈루냐 100만명 지지시위
'주민투표는 민주주의'…카탈루냐 독립기 '에스텔라다' 물결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1일(현지시간)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약 3주 앞두고 바르셀로나에 카탈루냐인 100만명이 운집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애초에 약 45만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바르셀로나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집회 참가자 수가 약 100만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카탈루냐 독립기 '에스텔라다'를 망토처럼 몸에 두르거나 손에 들고나와 힘차게 흔들었다. 각 집 발코니에도 에스텔라다가 내걸렸다.
이들은 바르셀로나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며 1분간 묵념한 뒤 카탈루냐 국가인 '엘스 세가도르'를 합창했다.
잠시 뒤 군중들 머리 위로 '평화' '주민투표는 민주주의다' 등의 문구가 각각 적힌 대형 현수막과 대형 에스텔라다기가 지나갔다.
이날은 1714년 스페인 국왕 필리페 5세가 바르셀로나를 함락했을 당시 항전했던 카탈루냐인들을 기념하는 국경일 '라 디아다(La Diada)'였다.
이때가 되면 통상 시내 곳곳에서 각종 축제가 열리지만, 이번에는 카탈루냐가 내달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둔 만큼 더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카탈루냐 주의회는 지난 6일 주민투표 실시 법안을 가결했으나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중앙정부가 이에 대해 제기한 위헌심판 청구를 받아들여 주민투표 실시법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집회 참가자는 "사람들이 얼마나 독립을 원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인 카를레스 푸지데몬 주지사는 "카탈루냐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소망을 꺾기에는 그 힘이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경찰력을 동원해 주민투표를 막는 한편, 카탈루냐가 투표를 강행하면 최후의 수단으로 자치권 몰수까지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스페인 동북부의 카탈루냐 주는 인구 750만 명으로 스페인 전체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이다.
카탈루냐는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이래 문화·역사·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줄곧 분리독립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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