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청소원 어디서 쉬나"…광주 아파트 30% 휴게 공간 없어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지역 아파트 단지 10곳 중 3곳은 경비원이나 청소원(환경미화원)이 편히 쉴 공간조차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가 아파트 관리사무소 회신에 의존한 것으로 부실하다는 지적과 함께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원 등 비정규직 근로자 근무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1천42개 단지 중 휴게공간을 갖춘 곳은 경비원 734곳(70.4%), 청소원 725곳(69.6%)만 확보했다.
조사 대상은 층수 5층 이상, 전체 면적 660㎡ 초과, 아파트와 연립주택이다.
조사는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원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는 가운데 광주시가 처우개선 차원에서 이뤄졌다.
조사결과 경비원과 청소원 휴게공간이 아예 없는 곳은 125곳과 128곳으로 나타났다.
조사 공문에 아예 답을 않거나 소규모 아파트로 청소원 등이 없는 등 확인불가 아파트도 각 183곳과 189곳에 달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실태조사가 공문 등을 통해 이뤄진 관계로 확인불가 아파트는 휴게공간이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당수 아파트가 경비실 한쪽에 침대, 간이 취사도구 등을 마련한 경우가 많은데 이 공간을 휴게공간으로 인정한 점을 고려하면 별도의 공간을 확보한 단지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파트 상당수가 휴게공간을 지하에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비원은 193곳(26.3%)이, 청소원은 무려 440곳(60.1%)이 지하에 있다.
냉난방기가 없는 곳도 경비원은 244곳, 청소원은 이보다 100곳가량이 더 많은 346곳에 달했다.
수많은 경비원과 청소원이 추위에 떨거나, 무더위에 고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청소원과 경비원을 직접 고용한 경우는 321곳(31%)과 399곳(38%)에 그치고 나머지는 외주(용역)업체나 확인이 불가능했다.
광주시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조만간 공동주택관리 조례를 개정, 경비원 등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대부분 아파트의 경비원은 1일 24시간 근무 뒤 맞교대 형태로 쉴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우선 전용면적 85㎡ 이하에,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내년에 단지당 2천만원씩, 모두 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공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악하거나 아예 없어 우선으로 휴게공간을 확보해야 할 단지가 최소 200곳이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물량 해소에는 10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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