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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KBS 파업 장기화하나…노사 '평행선'

"묘안 없는 상황…방통위 등 제도 개입 불가피"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MBC와 KBS 노조의 파업이 일주일을 넘긴 가운데 노사 양측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

양측의 협상을 중재할 중재자도 마땅치 않고 노조는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경영진 퇴진을, 사측은 업무 복귀를 고집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상황이다.

11일 두 방송사 노사 등에 따르면 MBC의 경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가 지난 4일 0시부터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상당수의 TV·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MBC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지난 9일 정규방송이 무산됐으며, 라디오는 FM4U와 표준FM 모두 정규 프로그램이 결방되고 '라디오 음악여행'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으로 채워지고 있다.

MBC 노사 갈등은 1일 검찰이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김장겸 MBC 사장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급속도로 악화했다.

5일에는 김 사장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출석하면서 "취임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며 무소불위의 언론노조를 상대로 무슨 부당 노동행위를 했겠나"라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MBC노조는 "(김 사장이) 어느 날 갑자기 MBC에 떨어진 사람이 아니다"며 김 사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8일에는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인 유의선 이화여대 교수가 이사직을 사퇴하면서 방문진 이사진이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방문진 이사진은 여권 추천 이사 6명과 야권 추천 이사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는데, 구 여권의 추천을 받은 유 이사 후임은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추천권이 있다. 여기에 구 여권측에서 추가 사퇴자가 나오면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사가 과반을 넘겨 김 사장에 대한 해임도 가능하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비롯한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은 이를 의식한 듯 유 이사의 사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내고 "국민이 부여한 임기와 책임을 결단코 중도에 포기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MBC와 같은 날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노조)도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며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KBS본부노조에 이어 교섭대표 노동조합인 KBS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2천여명도 7일 0시를 기해 파업에 가세했다.

KBS 이사회는 노조 파업에 대한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6일 임시 이사회를 열었으나 고대영 사장이 불참하면서 별다른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는 등 노사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업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등 제도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준희 중앙대 겸임교수는 "사실 현 상황에서 묘안이 없지만 누군가는 지혜를 작동시켜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법안 통과를 위한 국회의 의지도 뚜렷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결국 어느 한쪽이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하면 방통위가 직권 조사 등을 통해 방송사 내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ujin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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