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 분리·독립 투표 과열
'반대' 운동 사업가 소유 방송국 공격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2주 앞으로 다가온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 찬반 주민 투표를 둘러싸고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
찬성과 반대로 나뉜 두 진영은 대규모 집회를 열어 세를 과시하면서 지지층을 모으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찬성 측이 다소 우세한 편이지만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최근 높아지면서 양측의 대결이 팽팽하다.
이달 1일 괴한 일당이 아르빌의 NRT 방송국을 급습해 불태우겠다고 협박한 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방송국 간판을 내리고 "주민 투표에 찬성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방송국은 '지금은 아니다'라는 분리·독립 반대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이라크 쿠르드계 사업가 샤스와르 압둘와히드의 소유다.
압둘와히드는 8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죽이겠다는 협박을 매일같이 받는다"면서 "캠프의 한 직원이 납치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투표를 관리하는 KRG는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찬성 쪽으로 편향됐다는 게 반대 운동을 하는 진영의 주장이다.
'지금은 아니다' 캠프의 라분 마루프 대변인은 10일 "이번 투표는 쿠르드 주민을 위한 게 아니고 마수드 바르자니 자치정부 수반의 기득권을 합법화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바르자니 수반은 임기가 2015년 8월 끝났지만 이슬람국가(IS) 격퇴전 등 정국 혼란을 이유로 선거를 치르지 않은 채 석연치 않은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차기 수반 선거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찬성을 주장하는 측도 8일 아르빌, 도후크, 샤클라와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세를 과시했다.
25일 예정된 KRG의 분리·독립 투표는 바그다드 중앙 정부는 물론 자국내 쿠르드계 주민의 동요를 우려한 이웃 터키, 이란 정부가 강하게 반대한다.
KRG는 그러나 자치지역인 3개 주는 물론 쿠르드계 주민이 많은 키르쿠크 주와 니네베 주 일부 지역을 포함해 주민투표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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