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어마' 美상륙 임박…플로리다 전체주민 "대피준비"
카테고리 5→4등급 강등…여전히 시속 250㎞ 강풍 위력
카리브해서 10여명 사망…플로리다 9일밤∼10일 새벽 상륙
트럼프 소유 마라라고 리조트에도 대피령…조지아주도 긴장
한꺼번에 몰린 대피차량으로 극심한 도로정체…생필품.주유소기름 동나기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대서양에서 발생한 역대 최강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 본토를 바짝 위협하고 있다.
허리케인이 강타할 것으로 우려하는 미 플로리다 주는 전체 주민에게 '언제든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명령했다.
8일(현지시간)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어마는 이날 오전 6시 현재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남동쪽으로 795㎞ 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시속 20㎞의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플로리다에는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시속 298㎞의 강풍을 동반해 허리케인 분류상 최고 위력인 카테고리 5등급으로 50시간 넘게 유지했던 어마는 카리브해 북부 영국령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를 지나면서 세력이 다소 약해져 카테고리 4등급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시속 250㎞의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남아있다.
카리브해 섬들을 바부다, 생 마르텡, 버진제도,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 순으로 휩쓸고 지나온 어마는 곧 바하마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어마가 해안에 상륙하면 최고 6m의 해일이 덮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마가 휩쓸고 간 카리브해 섬들에서는 이미 1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정전으로 인구의 절방인 100만 명 이상이 암흑 속에서 밤을 지새웠다.
바부다 섬에서는 전체 건물의 90%, 생 마르텡 섬에서는 60%가 파괴됐다.
생 마르텡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저택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어마 상륙이 임박한 플로리다에서는 주민 차량들의 대피 행렬로 US 1번 도로를 비롯해 주요 간선도로에 극심한 체증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마트에는 생수와 생필품이 동 났고, 주유소에는 기름이 없어 주유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플로리다 마이애미-데이드에서는 강제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20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
사우스 플로리다 전역에서 대피한 주민이 50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도 휴양객과 직원 대피령이 내려졌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하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마 북상을 앞두고 직접 대피령을 내리며 미 국민에게 만반의 대비를 당부하기도 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 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플로리다 주 전체 2천 만 명의 주민들이 언제든 대피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어마가 직접 강타한다고 봤을 때 그런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콧 지사는 주민들에게 "절대 대피령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집은 다시 지을 수 있지만, 가족과 여러분의 삶은 결코 다시 지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 북동쪽에 있는 미 동남부 조지아 주의 네이선 딜 지사도 주민들에게 9일부터 대피준비를 하도록 명령했다.
이런 가운데 카테고리 3등급인 또 다른 허리케인 '호세'가 카리브해 북동부를 향하고 있고, 카테고리 1등급의 '카티아'도 멕시코만 일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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