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주공1단지 설계에 '미래 아파트' 보인다
현대건설·GS건설 설계 대격돌…첨단 설계·공법 대거 투입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재건축 시공사 선정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에서 파격적인 사업 조건 못지 않게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양사의 첨단 설계 경쟁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모두 어느 한 쪽에 뒤질세라 세계적인 기업의 거장들과 손잡고 각자 차별화된 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두 회사가 그려놓은 반포 주공1단지의 미래상은 아직 국내 어떤 단지에서도 볼 수 없던 것들이다. 그만큼 새롭고 신선하지만, 비용도 많이 든다.
이 때문에 당장 서민 아파트에 이러한 설계를 적용하긴 어렵지만 3∼4년 내 현실화될 미래의 아파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 "내 말을 알아듣는다"…똑똑한 '인공 지능' 아파트
미래 아파트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 될 전망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반포 주공1단지를 설계하면서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아파트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현대건설은 업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폰 출입 시스템'을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내 막힘 없는 교통환경을 제공한다. 동선과 교통 흐름의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교통 혼잡 예방 시스템을 단지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외부 교통상황 알림지원 시스템과 출퇴근 시간 대 진출부별 출차 예상시간을 표시해 차량을 분산시킬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빠른 주차지원 시스템을 적용하고 지하주차장 다이렉트 램프도 도입된다.
GS건설도 인공지능 아파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스마트폰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기존의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넘어 음성인식 및 대화형 시스템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아파트를 선보인다.
인공지능 아파트는 사용자의 사용 패턴에 따라 빅데이터를 수집해 스스로 학습하고 동작함으로써 사용자의 생활을 지원한다.
카카오의 AI 스피커에 대화형 알고리즘을 탑재해 친구나 비서에게 대화하는 형태로 각종 생활정보 알림지원,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홈비서 역할을 제공한다.
◇ "미세먼지 사라진다"…'반도체 클린룸' 수준의 청정아파트
미래에는 쾌적한 아파트에 대한 니즈도 대폭 반영될 전망이다.
GS건설은 반포 주공1단지에 '반도체 클린룸' 수준의 청정 아파트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국내 최초로 'H14급' 헤파 필터를 적용한 중앙공급 공기정화시스템을 선보인다.
H14급 헤파필터는 0.3㎛이상의 미세먼지를 99.995% 제거하는 것으로 기존 최고 기술인 H13급(0.3㎛이상의 미세먼지를 99.95% 제거)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GS건설은 "초미세먼지도 걸러 주는 최고의 공기 청정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중앙공급 공기정화시스템은 창문을 닫고 있어도 H14급 헤파 필터에서 걸러진 청정공기를 전 세대에 제공하고, 제습·살균·항균까지 일괄적으로 제어가 가능하게 된다. LCD나 반도체 공장에서나 볼 수 있는 '에어 샤워룸'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건설도 반포 주공1단지에 첨단 미세먼지 차단·제거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세먼지 감지 기술 고도화 시스템은 사물인터넷과 연계해 가전기기 및 제어시스템을 통해 청정하고 건강한 스마트홈을 구현한다.
실내외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해 실외가 나쁠 때에는 외부 공기를 차단하고, 반대일 경우 실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등의 활동을 지원한다.
첨단 기술의 백미로 불리는 제로에너지 커뮤니티를 적용, 강남 지역 아파트중 최초로 에너지 효율 1등급 아파트로 짓는다.
GS건설 관계자는 "미세먼지 등으로 공기의 질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요즘, 미래에는 쾌적성을 갖춘 청정 아파트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 "주변 환경을 돋보이게"…자연친화적 아파트
미래의 아파트는 자연환경을 극대화한 환경 친화적 아파트에 대한 요구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주변 지형지물을 최대한 활용해 아파트 외관이 자연속에 녹아들도록 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반포 주공1단지의 경우 한강변 입지를 최대한 활용해 고층 단지는 한강의 물결을, 저층 단지는 한강변에 떠다니는 요트의 외관처럼 설계했다.
뒷 동에서도 한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사선형 배치를 통해 5천400가구중 3천가구에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도록 했다. 한강조망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또 건폐율을 22%로 줄이면서 넓은 조경공간을 확보해 마치 '공원을 단지로 옮겨놓은 듯한' 자연 친화적인 아파트를 건설할 방침이다.
진도 8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로 내구성을 높이고 최근 불안한 정세를 반영해 비상 대피시설인 '방호시설'도 만든다.
GS건설도 한강변 입지를 활용해 최대 3천500가구(창문조망 포함)의 한강 조망권을 살렸다.
단지 내에는 한강을 형상화한 거대한 수로를 만들어 다양한 분수쇼가 진행되는 '아쿠아쇼 가든'을 조성한다.
또 비가 와도 맞지 않는 회랑과 한강변을 따라 산책이 가능한 '입체보행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세빛 전망대'를 설치한다.
정원도 4개의 테마로 구성해 입주민의 '도심 속 힐링 숲'으로 꾸민다.
◇ "무빙워크·오페라하우스"…완벽 커뮤니티 아파트
GS건설은 반포 주공1단지 설계에서 '하늘 위의 커뮤니티 시설'를 앞세웠다. 국내 최대 규모인 145m 길이의 스카이 브릿지를 총 5개 설치해 주민들의 공용 시설을 조성한다.
하늘에서 한강을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 인피니티' 풀도 최고층부에 설치한다. 36층에 풀장 2개, 15층에 어린이용 풀장 2개를 만든다.
호텔식 스파, 국제 규격의 실내 테니스장, 50m 국제 규격의 복층 수영장, 100m 조깅트랙이 설치된 대규모 피트니스센터, 실내 인조잔디 운동장도 커뮤니티시설에 들어선다. 비즈니스 라운지, 600석 규모의 공연장, 미니영화관, 스튜디오 음악실도 마련된다.
단지에서 구반포역과 동작역, 한강공원, 세빛섬까지 보행통로를 설치하고, 1·2주구 사이 단지를 연결하는 보행통로와 상가와 아파트를 연결하는 보행통로에는 '무빙워크'를 설치한다.
현대건설이 설계한 '페르그란디스 커뮤니티'에는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온다. 640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가 설치되고 수영장·스쿼시장 등 각종 운동시설은 기본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실내 아이스링크장도 갖춰진다.
라셉션과 라운지, 북카페·도서관, 레스토랑, 문화강연공간, 식물원, 피트니스, 스튜디오, 연회장, 어린이집, 라이프스타일센터, 시니어클리닉 등 30여 가지의 고급커뮤니티시설이 확충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래에는 단지에서 모든 일상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입주민들만 누릴 수 있는 여가와 문화·취미 공간이 단지 안에 모두 갖춰진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