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靑정책실장 "시장 실패하지 않게 정부가 개입해야"
"외환위기도 정부가 미리 잘 개입했으면 없었을 것"
"국가경제가 성장한 만큼 국민의 삶도 나아지게 하겠다"
"文대통령, 생각 다를 때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보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8일 "시장이 실패하지 않게 (필요하면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날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국민을 대신해 묻고 답하다' 영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은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시장이 실패해 국민이 고통받을 때도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외환위기의 경우도 정부가 미리 시장에 잘 개입했다면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장 실장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초대기업의 법인세 인상 등 일정부분 시장에 개입한 정책들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 실장은 아동수당 지급,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각종 복지정책의 재원 마련대책을 묻는 말에 법인세 인상을 비롯한 증세 가능성을 언급했다.
장 실장은 "2008년 이후 우리나라 기업의 총 저축량을 보면 총 투자량보다 훨씬 많다"면서 "기업이 아직도 임금이나 하도급대금이나 물품대금이나 세금으로 지급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투자를 하고도 남는 돈이 있다면 당연히 국민 몫으로 돌아가야 하고 일정하게 소득이 높아서 담세 능력이 있는 국민이 일정한 세금을 부담하겠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다면 장기적으로 (증세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복지 지출 비중을 보면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재정 건전성에 비춰볼 때 아직은 사회복지 예산을 더 늘릴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정부가 내세운 이러한 정책 기조의 최종 목표를 '각자에게 각자가 기여한 만큼 응분의 몫을 나눠주는 게 정의'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 경제가 성장한 만큼 국민의 삶도 함께 나아지는 정의로운 경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촛불로 우리에게 정권을 맡겨준 데 보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실장에 취임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정책 세 가지를 꼽아달라는 말에 장 실장은 "유통업계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아 치킨값 내린 것, 부동산 정책, 최저임금 인상분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대답했다.
장 실장은 문 대통령을 지켜본 소회를 묻자 "비슷한 생각과 이상을 갖고 있고 서로 생각이 다를 때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보스를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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