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 화성-14 엔진추력 47∼50t 추정…美본토 타격못해"
"화성-12 목표수역 타격 발표 거짓…1천㎞이상 비행시 측정수단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일)을 전후로 발사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엔진 추력이 47∼50t으로 추정되어 600㎏의 핵탄두를 장착해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최근 분석한 '과대포장된 북한 ICBM의 성능'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통해 "북한은 (화성-14형에 탑재하는) 80t급 추력의 엔진을 자체 기술로 독자 개발한 것처럼 선전해왔지만, 실제는 러시아의 RD-250 엔진을 기반으로 백두산 엔진을 제작했으며 이 엔진 추력은 47∼50t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2차 시험발사(7월28일) 때 제시한 최고고도 3천725㎞, 비행거리 998㎞ 등의 고각발사 데이터를 기준으로 성능을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제시한 이런 고각발사 성능을 얻기 위해서는 핵탄두 질량이 200㎏ 정도이며, 이 핵탄두 무게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1만300㎞ 정도의 최대 사거리가 나온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5차까지의 핵실험으로 핵탄두의 무게를 이 정도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만일 북한이 무게 600㎏의 핵탄두를 탑재하면 사거리가 6천700㎞에 불과해 하와이 타격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북한 발표대로 엔진 추력이 80t급이라면 600㎏의 핵탄두를 장착해 1만1천500㎞의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미국 본토 타격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화성-14형에 200㎏급을 장착해 마치 대중량 핵탄두를 탑재한 것처럼 선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화성-14형의 2차 시험발사 후 공개한 동영상을 편집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북한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발사 점화로부터 2단이 분리되기까지 약 65초가 소요된 것으로 나타나는데 실제 1단 엔진의 연소 시간은 약 163초가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어 동영상을 고의로 편집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화성-14형의 재진입 기술을 검증했다는 북한 발표도 허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 교수는 "제작된 재진입체 검증을 위해서는 시험비행 이전에 재진입체가 최적화로 설계가 되었는지를 검증하는 극초음속 및 플라스마 유동에 대한 복잡한 이론적 해석과 다양한 모사시험이 필요하다"면서 "충격시험을 위한 충격터널, 극초음속 풍동, 대기권 재진입 시뮬레이터, 노즈콘(재진입체) 낙하시험 등을 할 수 있는 지상 모사시험장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에는 없으며 재진입 기술 핵심요소인 극초음속과 관련한 모사시험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현재도 미국 본토 타격이 어려운 화성-14형의 사거리를 증진하는 방안을 놓고 상당히 고민 중일 것"이라며 "고출력의 2단 로켓을 사용하는 방안(새로운 고체 추진제 모터 사용)과 1단 엔진의 추력 성능을 증가시키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편 장 교수는 지난달 29일 일본 상공을 넘겨 북태평양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이 목표 수역을 명중했다는 북한 발표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두가 발사장에서 1천㎞ 이상 날아가 목표지점에 떨어질 때 지구 곡률반경 때문에 재진입체의 원격측정 데이터를 발사장으로 직접 전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목표 수역에 명중했는지 확인하려면 위성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받거나, 함정을 보내 목표 수역에서 탄두를 건져내어 확인해야 하는데 북한이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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