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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에 문 닫는 캄보디아 신문사…"언론자유에 암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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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에 문 닫는 캄보디아 신문사…"언론자유에 암흑"

훈센 총리 "투명성 가르치며 세금은 안 내느냐" 반박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세금 고지서가 신문사의 관에 못을 박다."

캄보디아 일간 크메르타임스가 4일 영자지 캄보디아데일리의 폐간 소식을 전한 기사 제목이다.

캄보디아데일리가 정부의 '세금 폭탄'에 무릎을 꿇고 이날 마지막 신문을 발간했다. 마지막 1면 기사는 '노골적인 독재정권으로 전락'이라는 제목으로 정부가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켐 소카 대표를 반역죄로 전격 체포했다는 내용을 다뤘다.

이 신문사는 지난달 5일 캄보디아 재무부로부터 10년간 밀린 세금 630만 달러(71억 원)를 한 달 안에 내라는 통보를 받고 세무조사 등 적절한 과세 절차가 없었다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캄보디아데일리를 '도둑'으로 부르며 "세금을 내지 않겠다면 짐을 싸서 떠나라"고 요구했다.




캄보디아데일리는 "폐간과 계좌 동결, 사주 기소 등 정부의 초법적인 위협에 신문사를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 신문사의 조디 드종 편집장은 "캄보디아 언론자유에 암흑"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캄보디아데일리는 1993년 캄보디아의 자유 언론 토대 제공과 언론인 교육을 내세운 미국 언론인 버나드 크리셔에 의해 설립했다.

훈센 총리는 3일 한 행사에서 "캄보디아데일리에 세금을 내라는데 그들은 언론자유를 훼손한다고 말한다"며 "우리에게 투명성을 가르치면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체납세 과세 시기와 규모를 볼 때 캄보디아 정부가 내년 7월 총선을 앞두고 훈센 총리에 비판적인 언론사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동남아 문제 전문 언론인인 세바스티안 스트란지오는 캄보디아 정부의 캄보디아데일리 공격이 여당을 위한 선거용이라며 캄보디아 언론인들의 자기 검열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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