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차핵실험] 기상청 '민첩대응'…지진발생 7분만에 발표(종합)
작년 5차때 38분만에 '늑장발표'…역대 인공지진 공표도 30분 넘어
"5차 때 국민적 비난 여론에 따라 북핵 대응 매뉴얼 개선"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기상청은 3일 오후 북한에서 6차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이 발생한 지 7분여 만에 발생 사실을 언론 등 외부에 공표했다. 앞서 1∼5차 핵실험 발생 당시와 비교하면 가장 신속한 발표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29분 58초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6차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이 이 사실을 언론을 통해 발표한 것은 오후 12시 38분께로, 약 7∼8분의 시차가 난다. 이는 1∼5차 핵실험이 발생했을 때 발표까지 평균 38분 걸렸다는 점과 비교하면 20분가량 이른 수준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9월 9일 오전 9시 30분 길주군 인근 지역에서 5차 핵실험이 발생했을 때 36분 만에 이를 외부에 공표했다.
앞서 지난해 1월 6일 오전 10시 30분 4차 핵실험 당시에는 외부 공표까지 48분, 3차(2013년 2월 12일 오전 11시 57분) 31분, 2차(2009년 5월 25일 오전 9시 54분) 38분 등 모두 30분 넘게 걸렸다.
1차(2006년 10월 9일 오전 10시35분) 핵실험 때는 기상청이 아닌 지질자원연구원이 발표했다.
이번에 외부 공표 시점이 앞당겨진 것은 그동안 북한 핵실험 때마다 외국기관을 통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적 비난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종전 북핵 대응과 관련한 매뉴얼에 따라 청와대 등 유관기관에 보고하고 30∼1시간 뒤 언론에 발표했다"면서 "5차 때 논란을 빚으면서 유관기관과 언론에 동시에 발표하는 것으로 매뉴얼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북한 인공지진이 발생한 뒤 외부에서 문의가 들어와도 발표하지 못하고 매뉴얼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면서 "이번 6차 핵실험 때는 최대한 빨리 소식을 알리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긴급재난문자(CBS)를 통해 일반인에게 통보하는 자연지진과는 달리 인공지진에 대한 정보를 일반에 따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기상청 홈페이지 내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만 북한 핵실험 등 인공지진 발생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규모 3.0의 자연 지진은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작년 말부터 긴급재난문자 형식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면서 "인공지진은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이 담보돼야 해 실시간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표] 역대 북한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 발생 시각과 기상청 발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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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발생시각 │ 언론·유관기관 발표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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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2017.09.03. 12:29 │12:37(약 7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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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2016.09.09. 09:30 │ 10:06(36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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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2016.01.06. 10:30 │ 11:18(4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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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2013.02.12. 11:57 │ 12:28(31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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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2009.05.25. 09:54 │ 10:32(3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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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2006.10.09. 10:35 │※지질자원연구원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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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 발표는 위치·규모 포함 발표 기준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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