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차핵실험] 원자력공학자들 "수소폭탄 확실…제조능력 확보한 듯"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3일 규모 6.3의 인공지진을 일으킨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국내 원자력공학자들은 이번에 실험한 폭탄이 열핵무기(수소폭탄)이라는 북한 주장이 맞을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북한이 실험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원래 북한이 무엇을 하려던 것인지 우리가 모르고 또 데이터도 없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문제"라고 전제하고 "다만 인공지진의 규모 등 데이터로 볼 때 이번에 북한이 실험한 것은 그냥 원자폭탄이나 증폭핵분열탄이 아니라 열핵무기 즉 수소폭탄임이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수소폭탄에 필요한 정도 분량의 삼중수소(三重水素)를 생산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실제 수폭 제조능력이 있을 공산이 크다고 봤다.
김승평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번 폭탄의 폭발 위력이 몇백 킬로톤(kt)인지, 몇 메가톤(Mt)인지는 모르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북한이 인공지진 규모가 6.3에 이를 정도로 전보다 훨씬 강한 위력의 무기를 만들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이런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시험하고 위력을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어떤 문제를 협상하든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이번 실험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이번 실험을 통해 적게는 수 kt의 소형에서 많게는 수백 kt 혹은 그 이상의 위력을 지닌 핵무기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ICBM(대륙간탄도탄)에든 IRBM(중거리탄도탄)에든 실어서 보낼 능력이 있다는 점을 미국에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소폭탄은 기본적 개념 원리를 제공하는 원자핵공학뿐만 아니라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 온갖 분야의 기술이 종합적으로 활용돼야 설계가 가능하다.
게다가 핵분열-핵융합-핵분열 등 다단계에 걸쳐 엄청난 고온과 고압을 구현하고 유지하기 위한 정밀 기술과 재료 입수도 간단치 않은 문제다. 이 때문에 학계는 수소폭탄 설계와 제조가 그 나라의 과학기술과 산업기반 수준이 일정 수준 이상임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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