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언론, 제2한국전 발생시 유럽 파병? "6·25때와 상황 달라"
美전문가 "전쟁 빨리 끝나 유럽은 전후복구 참여나 가능할 듯"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벌어지거나 북한과 일본이 전쟁하는 상황이 되면 유럽은 파병 등 군사개입을 할까?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 방송은 1일(현지시간)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북한의 침공으로 한국전쟁이 발생, 유럽 7개국이 파병하고 중공군의 참전으로 3년 만에 휴전한 1950년대와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밝혔다.
DW는 유럽연합(EU)과 회원국들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국제적 제재에 동참해왔으나 실제 전투가 일어날 정도로 상황이 악화할 경우 "군사적으로도 개입할 것인지는 덜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전 여부는 국제정치와 국가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유럽의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으며, 실질적 군사개입보다는 전후복구에서나 중요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미국 트로이대학 한국 캠퍼스 국제관계학 교수인 대니얼 핑스턴은 DW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들이 전투병 파병을 포함한 군사지원을 할 것이냐는 매우 중요할 수 있다"면서 "일부 국가가 이미 한국 및 일본군과의 합동군사훈련에도 참여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영국 공군 타이푼 전투기가 한·일 군사훈련에 참여했고, 영국군이 한국군 기갑부대의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올해 한미 을지프리덤가드(UFG) 훈련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이 전쟁을 도발한다면서 영국에도 이 훈련에 참여하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핑스턴 교수는 그러나 "만약 휴전이 깨지며 전쟁이 벌어지고, 또 유엔군 사령관이 서방군을 지휘하게 될 경우 유럽의 참전 여부는 다른 동맹국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EU 같은 국제기구들 안팎의 정치적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유엔 차원 참전 결정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고, 나토의 경우 집단방위권이 "북미(North America)와 유럽, 회원국이 관할하는 북대서양에 있는 섬에만 적용"된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 선임연구원을 지낸 핑스턴 교수는 결국 이런 상황을 고려해 EU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군사개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국제기독교대학의 국제관계학 전문가인 스티븐 내기 교수는 극동에 대한 유럽의 안보 관심은 국제해상교통로 유지를 위한 동중국해에 집중돼 있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만일의 사태 시 한·일과 협력할 강력한 유인요인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기 교수는 그러나 당장에라도 폭발할 듯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분쟁이 다시 군사충돌로 이어질 경우 군사력을 투입할 필요성을 비롯해 여러 점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다른 나라들이 의미 있는 수준의 병력을 보내기도 전에 미국이 아주 신속하게 전쟁을 끝낼 것이며, 한국전 당시처럼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기 교수는 유럽 등 다른 나라는 다만 전후복구에선 분명히 맡을 역할이 있다며 "공포에 질린 수백만의 사람들에 대한 신속한 구호 제공과 정부 기능 구축, 인프라 재건, 지뢰 제거, 새로운 북한의 자립 등을 위한 도움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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