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홍건희 "시즌 초반 무너졌지만 이겨내는 과정"
(광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선발투수를 급히 변경했다.
당초 좌완 임기준을 예고했지만 팔 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2군에 있던 왼손 투수인 정용운을 콜업해 선발로 마운드에 올렸다.
정용운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2실점 하면서 흐름이 두산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특히 이날 두산 선발이 올 시즌 KIA를 상대로 2경기에서 17이닝이나 소화해 1승(완봉승), 평균자책점 1.59로 호투한 유희관이라는 점에서 KIA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결국, 김기태 KIA 감독은 불펜을 조기 가동했다. 김 감독의 부름을 받은 투수는 홍건희(25)였다.
이렇게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가 사실상 선발투수의 역할을 해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 내외곽을 파고드는 정교한 제구를 뽐내며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탈삼진 4개를 곁들여 4⅔이닝을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리(1패)의 감격을 맛봤다.
선두인 KIA는 홍건희의 호투 덕분에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도 불린 2위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2.5경기 차이던 양 팀의 격차는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경기를 마친 홍건희는 "최근 중요한 경기들이 이어지면서 언제든 나갈 준비를 해놓고 있었다"며 "오늘도 몸과 마음의 준비를 잘하고 있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홍건희는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올 시즌에는 27경기의 대부분인 25경기를 불펜으로 뛰었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받았으나 이후 불펜으로 밀려났다.
그는 "사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준비를 했는데 잘 안 풀리면서 시즌 초반 심적으로 흔들렸고 밸런스도 무너졌다"며 "그래도 코치진과 선배들이 좋은 말씀으로 격려해줘서 이겨내고 있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두산과 2연전 완승으로 포스트시즌 자신감마저 갖게 된 김 감독은 "마운드를 잘 지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홍건희의 시즌 첫 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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