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2명, 터키서 또 체포…메르켈, 강력 대응 시사(종합)
獨 "즉각 석방해야"…양국 긴장 고조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시민 2명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터키에서 체포되자 독일 당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면서 양국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마리아 아데바르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1일 터키 아나톨리아 공항 경찰이 이즈미르 주재 독일 영사관 측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데바르 대변인은 정확한 체포 경위는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적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당국은 체포된 자국민과 접촉하려 했지만, 아직 터키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
터키 당국은 올해 3월 독일 일간지 디벨트의 터키 특파원을 테러 선전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7월에는 독일 인권운동가를 테러조직 지원 혐의로 체포해 독일 측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달에는 터키계 독일 국적 작가인 도간 아칸리가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터키 당국 수배 요청으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체포됐다가 조건부로 석방되기도 했다.
독일 당국은 터키가 독일·터키 이중국적자 4명을 포함해 자국민 12명을 정치적인 이유로 구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터키를 비판하면서 여러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슈피겔 온라인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뉘른베르크에서 "최근 터키에서 일어난 잇따른 독일인 체포는 법과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터키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메르켈 총리가 유럽연합(EU)과 터키 간의 관세동맹 확대 협상을 결렬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 슈테펜 자이베르트는 "우리의 요구는 명백하다"라며 "터키는 부당하게 체포한 독일인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달 24일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의 최대 라이벌인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당수도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번 사태를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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