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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정조대왕 능행차 협력…묵은 갈등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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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정조대왕 능행차 협력…묵은 갈등 풀리나

채인석 화성시장 "대승적 차원서 참여…수원시는 '형제도시'"

염태영 수원시장 "화성시 참여에 감사…두 도시 협의 필요성 공감"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화성시가 수원시 주도의 정조대왕 능행차 행사에 올해 처음으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수원 군공항 이전, 화성광역화장장 조성 등 굵직한 현안사업을 두고 이해를 달리하면서 갈등을 이어오는 두 이웃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일을 계기로 화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1795년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융릉)를 경기 화성으로 옮긴 뒤 서울 창덕궁을 출발해 수원화성을 거쳐 화성 융릉까지 참배하러 가는 조선 최대 규모의 왕실행렬이다.

수원시가 1964년부터 해마다 개최하고 있는 수원화성문화제의 메인 행사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1976년 수원화성문화제의 전신인 화홍문화제(13회) 행사 때 처음 재현된 뒤 1996년 수원화성 축성 200주년을 기념한 수원화성문화제 때부터 지금처럼 내실 있는 모습을 갖추게 됐다.

수원시가 그동안 서울을 제외한 경기도 구간에서만 능행차를 재현하다가 수원화성 축조 220주년이 된 지난해 10월 8일부터 이틀간 서울시의 참여로 서울 창덕궁∼수원 화성행궁 간 48.1㎞ 구간에서 원형대로 복원했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묘소인 화성 융릉까지 가지 못하는 '반쪽짜리' 행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 이유는 화성시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성시는 예산확보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화성시가 수원시와 심각한 갈등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이웃사촌인 수원시와 화성시는 지난 2015년 '화성시 광역화장장(함백산 메모리얼파크)' 조성사업을 시작으로 우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화성시의 역점사업을 화장장 부지와 인접한 서수원주민들이 대대적인 반대를 하면서 화성시가 난관에 봉착했고, 수원시가 국토부 의견조회에 공식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화성시의 마음이 상했다.

이후 화성시는 화성지역 농민의 수원 직거래장터 참여를 제한하는가 하면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인접 시군과 체험장소를 공유하는 협약도 수원시를 빼고 오산시하고만 체결했다.

지난 5∼6월 수원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FIFA U-20 월드컵 축구대회를 수원시가 유치할 때도 도내 29개 시군이 지지서명을 했지만, 화성시는 쏙 빠졌다.

특히 올 2월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가 선정되고 나서 수원시와 화성시의 갈등과 반목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듯 깊어만 갔다.






이런 양 도시의 냉랭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정조대왕 능행차에 화성시가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수원시가 올 초 화성 융릉까지 완벽하게 재현하자며 화성시에 제안했지만, 화성시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앙숙인 수원시와 화성시가 서울시청에 모여 올해 정조대왕 능행차를 전 구간(60㎞)에서 처음으로 완벽하게 재현하기로 협약을 체결하면서 두 시가 화해모드로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면서 공식 석상에서 서로 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이가 나쁜 채인석 화성시장과 염태영 수원시장의 결심이 없으면 행정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채 시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수원, 화성시에 누가 시장으로 선출될지 모르니, 지금 능행차 전 구간을 복원해 놔야 다음 시장 때도 할 수 있다"면서 "그런 대승적인 차원에서 참여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능행차와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망포지구 택지개발사업 경계조정 문제는 두 시가 조금씩 양해하면 얼마든지 쉽게 '딜'(합의)이 가능한 사업"이라면서 "수원시도 화성시 같은 대승적 입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에 대해서는 "시민의 이해가 필요한 국가적 난제이므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채 시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두 시가 지속발전 가능한 사업은 딜을 해서 해결하고, 군공항 같은 국가적 난제는 이런 게 모범이 돼서 어떤 식으로든 대화의 통로가 열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능행차 참여가 수원시와의 갈등을 풀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럼요, '형제도시'인데"라고 답했다.

전에 없던 채 시장의 유화제스처에 염태영 시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염 시장은 "화성시는 거리구간에서 특별히 할 이벤트가 없는데도 능행차 재현에 참여해줘서 고맙다"면서 "정조의 가치를 공유하는 도시의 협조라서 고맙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이어 대승적 차원에서 양 시의 현안을 협의할 수 있다는 채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양 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협의에 응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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