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날 위기 넘긴 英 메이 총리, 연임 도전 의사 밝혀
메이 "나는 중도에 포기할 사람 아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조기총선 참패로 사퇴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중도 사퇴할 것이라는 추측을 일축한 것은 물론 연임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사까지 밝혔다.
사흘간의 일본 방문에 나선 메이 총리가 30일(현지시간) 일본에 도착한 뒤 2019년 8월 자진해서 사퇴할 것이라는 한 영국 언론보도에 관해 묻는 동행 취재 기자들에게 "아무런 근거 없는 얘기"라고 답했다.
메이 총리는 "내 장래에 관해 엄청나게 많은 추측이 있었다. 모두 근거없다"고 부인한 뒤 "나는 중도에 포기할 사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고 영국 보수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2022년 예정된 차기 총선을 이끌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나는 이 자리에 오래 있을 것이다. 왜냐면 영국에 장기적인 도전이 있기 때문"이라며 연임 도전 의사도 밝혔다.
이어 "내 정부는 단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안만을 위한 게 아니다. 국내 의제와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영국으로서 우리의 지위를 발전시키는 것과 관련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메이 총리의 이런 발언은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2019년 3월 이후 중도 퇴임하리라고 보는 많은 집권 보수당 의원의 예상에서 벗어난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고자 여론조사의 지지도 우위를 바탕으로 6월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오히려 13석을 잃고 과반의석까지 상실하면서 당내에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총선 일주일 후 메이는 자신이 "이런 엉망으로 빠트렸다"고 인정하면서 "여러분이 내가 총리직을 맡기를 원하는 한 계속 총리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메이를 쫓아내고 다른 총리를 세우면 총선 득표율에서 불과 2%포인트 격차로 뒤진 노동당에 자칫 정권을 넘겨줄 위험이 있다는 보수당 내 위기의식 덕분에 사퇴 위기를 넘겼다.
그런데도 메이가 2022년 차기 총선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게 보수당 내 지배적인 정서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메이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투표의 책임을 지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물러나자 보수당 후임 대표로 선출돼 총리직을 자동 승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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