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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위치발신장치 고장에도 출항·꺼놓기도…사고 때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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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위치발신장치 고장에도 출항·꺼놓기도…사고 때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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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선위치발신장치 고장에도 출항·꺼놓기도…사고 때 무용지물

    정상 작동해도 구조요청에 한계…풍랑주의보에도 15t 이상이면 조업 가능 '위험'


    (전국종합=연합뉴스) 바다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구조요청을 하고 장소를 알려주는 어선위치발신장치가 고장 나도 출항할 수 있는 데다 일부 어선은 조업 중에 이를 꺼놓기도 해 사고 때는 속수무책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럴 경우 주변에 다른 선박이 없으면 사고 신고나 구조가 늦어져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1일 해경에 따르면 어선법에는 어선위치발신장치인 V-PASS, AIS, VHF-DSC 3개 가운데 하나 이상 설치해 작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장비들은 사고가 나면 구조요청을 할 수 있거나 선박 위치를 식별할 수 있어 긴급한 상황이 일어날 때 중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고장이 나도 출항해 조업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고장이 나도 신고만 하면 출항할 수 있고 수리를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고장이 난 상태로 계속 조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선법에는 이러한 설비를 갖추지 않고 어선을 항해나 조업에 사용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 어선위치발신장치가 작동하지 않거나 고장 또는 분실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 100만원 이하를 부과한다.


    그렇지만 고장이 나거나 분실할 때에는 신고만 하면 과태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응급상황에서 어선위치발신장치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이 장비들이 정상 작동하더라도 구조요청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PASS와 VHF-DSC는 사고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는 수동으로 SOS 버튼을 눌러야 한다. 따라서 긴박한 상황에서는 구조요청이 어려울 수도 있다.

    V-PASS 가운데 신형에는 어선 기울기에 따라 자동으로 긴급상황을 알리는 기능을 추가해 놓았다.

    그러나 정부가 보조사업을 하며 수동으로 SOS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긴박한 상황에 대비해 많은 사람이 승선하는 낚시 어선을 중심으로 신형을 보급했기 때문에 대부분 일반 어선은 이 기능이 없다.

    AIS는 위치 확인만 가능할 뿐 구조신호를 보낼 방법이 전혀 없다.

    일부 어선은 어선위치발신장치를 꺼놓고 조업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어자원이 풍부한 장소를 선점하고 다른 어선에 어장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지난 30일 포항 앞바다서 전복해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한 803광제호는 V-PASS가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장인지 아니면 꺼진 상태였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해경은 "사고 당일 V-PASS 고장 내용을 접수한 적은 없었다"며 "다른 어선위치발신장치인 AIS는 작동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2일 전남 여수시 삼산면 상백도 해상에서는 위치발신장치를 작동하지 않고 운항한 138t급 대형 어선이 적발되기도 했다.

    앞서 5월 16일에는 제주 해상에서 어선위치발신장치를 끈 채 음주 운항한 50대 선장이 붙잡혔다.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포항해경은 어선이 조업 중 장치를 꺼놓았는지 계속 확인을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상에 어선이 많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신호도 일정 거리 이상 벗어나면 잡히지 않기 때문이 모니터링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어선위치발신장치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에서는 어선이 신고한 조업 해역만으로 위치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어선들은 출항 신고를 할 때 조업구역을 근해 정도로만 표시하고 있고 근해 면허 어선은 우리나라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에 대비한 안전장치 강화뿐 아니라 나쁜 기상 상황에서 조업하다가 전복, 침수 등이 잇따르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풍랑경보 때는 모든 어선이 조업할 수 없으나 풍랑주의보에는 15t 이상 어선이면 출항할 수 있어 바람과 파도에 따른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803광제호가 뒤집혔을 때도 동해 남부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렸다.

    바람이 초속 10∼12m로 강했고 파고는 2.5∼3m로 높았다.

    지난 2월 20일 제주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조업하던 어선이 침몰해 1명이 실종하고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사고 해역에는 물결이 4∼5m로 매우 높았고 바람도 초속 18∼21m로 강하게 불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는 예방이 제일 중요한 데 급박한 상황이 났을 때를 대비해 긴급 구조요청이나 위치 확인이 가능하도록 장비를 정상 작동해야 한다"며 "현재 장비나 제도 부분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대체 방안이나 기술 개발도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종구 장아름 이승형 기자)

    har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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