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해설가 이천수·한준희가 예상하는 이란전은?
이천수 JTBC 해설위원 "이젠 뭔가 해낼 시간…승리 기대"
한준희 KBS 해설위원 "전북 선수 주축 포백 수비진 짤 것"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이제는 우리 태극전사들이 뭔가 해낼 시간이다. 이란전 승리로 대한민국에 마지막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란전 악몽'이 남아있는 이천수 JTBC 축구 해설위원은 31일 후배 선수들이 이날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자신을 대신해 '설욕'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수 시절 국가대표로 A매치 78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넣었던 이천수 해설위원은 2006년 11월 15일 아시안컵 예선에 대표팀 주축으로 뛰었지만 이란에 0-2로 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 경기는 '원정팀 무덤'으로 불리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천수 위원은 또 지난해 10월 11일 JTBC 축구 해설위원 자격으로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위해 아자디스타디움을 찾았을 때도 0-1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검은 옷을 입은 8만여 이란 홈팬들의 섬뜩한 응원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이천수 위원은 "이란의 강점 중 하나는 상대 팀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자국 팬들의 극성 응원이며, 실제로 홈 이점을 많이 봤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란과 홈경기에 축구팬들이 많이 와달라고 한 것도 우리 태극전사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선수 시절 이란 선수들과 경기했을 때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유럽 선수 스타일의 체격 조건은 부담스러웠다"면서 "이란은 월드컵 본선 진출 후 동기 부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우리 선수들이 가진 걸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직접 만나보니 무겁지만 이란에 설욕하겠다는 비장한 마음이 읽혔다"면서 "우리 페이스로 경기를 이끌어간다면 절박함이 강한 만큼 승리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천수 위원은 이날 경기를 중계하는 JTBC의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한국-이란전을 분석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란전에 나설 신태용호의 베스트 11 예측 내용을 소개했다.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손흥민(토트넘)이 부상 우려를 걷어내고 선발 출전한다면 예상대로 원톱과 왼쪽 날개로 출격한다. 그러나 둘 다 여의치 않으면 베테랑 이동국(전북)과 이근호(강원)가 둘의 선발 대체자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관심을 끄는 포백 수비진에는 주장인 김영권(광저우)과 '전북 3총사' 김민재, 김진수, 최철순의 선발 출격 가능성을 점쳤다.
한준희 위원은 "개인적으로 오른쪽 풀백에 고요한(서울) 선수를 선호하지만 신 감독이 K리그 최강 전북 선수들의 수비진 조합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래서 왼쪽 풀백도 좋은 기량을 보인 김민우(수원)보다 전북의 김진수를 넣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부상으로 빠진 중앙 미드필더 후보로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권창훈(디종)이 '듀오'로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오른쪽 측면 날개로는 이재성(전북)을 예측하면서 권창훈과 이재성이 상황에 따라선 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견해를 곁들였다.
수비형 미드필더 베스트 11 후보로는 장현수(FC), 주전 골키퍼로는 김승규(빗셀 고베)에게 주목했다.
한 위원은 "한국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수비진의 불안함을 이번 신태용호의 새 조합이 해소할 수 있느냐가 이란전 승리 여부의 관건"이라면서 "부상 우려가 제기된 황희찬-손흥민의 선발 출격 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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