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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발사…日상공 통과 북태평양 낙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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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발사…日상공 통과 북태평양 낙하(종합2보)

합참 "비행거리 2천700㎞·최고고도 550㎞"…日 홋카이도 동쪽 태평양 낙하

국제사회 경고에도 사흘만에 다시 도발…한반도 정세 격랑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 북한이 29일 중거리급 이상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뜨리는 대형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 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2천700여km, 최대고도는 약 550여km로 판단했으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미사일이 이날 오전 6시 6분께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襟裳岬) 상공을 통과했고 오전 6시 12분께 에리모미사키의 동쪽 1천180㎞ 태평양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는 지금까지 일본 내 피해 상황과 미사일 낙하물은 보고되지 않았고 미사일은 3개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자위대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지는 않았다.

우리 군 기준으로 사거리 1천∼3천㎞의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분류되지만, 비행거리가 2천700㎞에 달한다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으로 볼 수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쏜 미사일은 IRBM인 화성-12형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에는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로 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성-12형은 북한이 지난 5월 1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IRBM이다. 당시 화성-12형은 고각발사로 비행거리 780여㎞, 최고고도 2천110여㎞를 기록해 30∼45도의 정상각도로 쏠 경우 최대 사거리가 4천500∼5천㎞로 추정됐다.

화성-12형과 같이 액체연료를 쓰는 탄도미사일은 연료 주입량을 늘리고 줄이는 방식으로 사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9일 미군기지가 있는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북한은 IRBM인 화성-12형 4발을 괌 주변 해역에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 비행거리는 괌에 이르는 거리(약 3천500㎞)에는 못 미치지만, 언제든지 일본 상공을 넘어 괌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날릴 수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금까지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발사로 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정상각도로 쏜 점도 주목할 만하다.

IRBM급 탄도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함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북한의 무기화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용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로켓은 과거 일본 상공을 수차례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장거리 로켓에 탑재되는 인공위성은 우주 궤도에 진입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탄도미사일의 탄두는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와 목표 지점에 떨어진다는 점에서 일본이 느낄 위협의 강도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에도 대형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한반도 안보 정세는 또 한 번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26일 강원도 원산 인근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3발을 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한다는 '마이 웨이' 행보라는 것이다.

지난 21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무력시위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해온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대형 도발로 또다시 중대한 시험대를 맞게 됐다.

청와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이날 오전 7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연이은 전략 도발에 대해 신규 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해 국제사회의 엄중한 메시지를 발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 다시 도발을 한 데 대해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경두 합참의장과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이날 공조통화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한미동맹의 대응 조치를 최대한 빨리 시행하기로 했다.

ljglo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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